‘누가 화롯불에서 뜨거운 밤톨을 꺼내들 것인가’. 지난 2월 수원 삼성에서 임의 탈퇴 선수가 돼 세간의 가타부타가 끊이지 않던 이천수에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은 전남 드래곤즈의 박항서 감독이었다. 지난 시즌 새롭게 부임한 박항서 감독은 컵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뒀지만 리그 9위, ACL챔피언스리그-FA컵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에 못내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때문에 올 시즌 이천수라는 마지막 퍼즐을 끼워 맞춰 6강 아니 그 이상을 바라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4일 K리그 개막 기자회견에서“이천수의 능력만큼은 인정해야 한다”고 운을 뗀 뒤 “신호등처럼 통제하기 보다는 본인이 패기를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한다면 팀 전력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이천수의 부활이 전남에게 필요가 아닌 필수임을 다시금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이천수의 영입을 필두로 알토란같은 선수들을 영입해 착실히 내실을 다졌다는 사실도 올 시즌 전남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골에 그친 공격진에는 2007년 경남에서 박항서 감독과 함께 사제지간의 연을 맺었던 정윤성과 부산-성남-수원을 거친 안효연을 영입했고 대구와 광주 다음으로 실점이 많았던 수비진에는 김영철과 이정열을 보강했다. 여기에 지난해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된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5월경 복귀할예정인 점도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부임 2년차에 접어든 박항서 감독이 뜨거운 열정에 차가운 지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사실도 올 시즌 전남의 성적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parkrin@osen.co.kr 박항서 감독-이천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