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찜찜하다.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가 지난 5일 일본-중국전을 시작으로 화려하게 개막했다. 일본은 중국에 졸전을 펼쳤지만 예상대로 첫 승을 거두었다. 일본국민들은 첫 경기에 주춤했지만 사무라이 재팬이 한국마저 누르고 대회 2연패를 이룰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이번 아시아라운드에서 배타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 5일 최약체 중국과 개막전을 갖고 6일 하루 휴식을 취하는 일정의 특혜를 누렸다. 이런 특혜는 일본에게 유리하다. 투수들의 등판 제한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46구를 던진 선발 다르빗슈는 7일 예상되는 한국전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약체인 중국을 상대로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를 해놓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는 꼴이다. 경쟁국인 한국과 대만은 6일부터 매일 경기를 펼치게 된다. 둘 가운데 하나가 지쳐서 링에 올라오면 한 방에 때려눕히겠다는 속셈이다. 이는 공정한 경쟁의 룰이 아니다. 한 마디로 돈의 위력이다. 일본은 구장과 관중을 제공하는 개최국인데다 각종 스폰서와 광고를 지원한다. WBC 조직위원회가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일본은 막대한 중계권료와 광고료를 앞세워 자국 경기를 주로 밤에 편성했다. 한국은 밤낮경기를 하느라 죽을 맛이었다. 경기장 출입카드도 싹쓸이를 하는 통에 한국측 야구관계자들이 출입을 못하는 일까지 있었다. 더욱이 일본은 정보전을 위해 한국 대만 중국 등 참가국들과 일본프로팀들의 평가전을 만들었다. 참가국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실전을 해야되고 일본의 스타일을 알기 위해 응했지만 찜찜한 구석이 있다. 결국 세이부나 요미우리가 관련 정보를 대표팀에 넘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력노출과 함께 일본의 해부에 무방비 상태였다. 물론 한국대표팀은 이를 모를 일이 없다. 정보노출을 막기 위해 의도적인 발언까지 하며 일본의 정보전에 대응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특유의 허허실실 전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과 한국에 관련해 내놓은 김인식 감독의 답변과 말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일본은 한국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이 이렇게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2승6패로 절대적 열세에 몰려 있다. 베이징올림픽 2패의 수모를 갚아야 한다. 배타적 이익을 누리고 있는 일본이 표적 한국을 넘을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