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구소련 정부에 의해 공연이 금지됐던 류드밀라 라주모프스카야(Ljudmila Razumovskaya)의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이 3월 12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고등학교 선생과 학생들의 대립을 통해 자본주의 시대가 만드는 무한경쟁의 비극과 폭력성을 그린 작품이다. 1980년 러시아에서 작품이 발표될 당시 수많은 논란과 이슈를 가져왔고 초연 때는 공연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당시 구시대의 몰락과 새로운 시대의 혼란스런 이데올로기를 그렸다는 이유로 1981년 옛 소련 정부에 의해 공연이 금지됐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지금도 매년 러시아에서 이 작품을 주제로 한 축제 ‘One play festival’이 열려 세계 각국의 공연 팀들이 재해석된 작품을 들고 참가하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구성에 쉬지 않고 뱉어내는 대사, 잘 짜여 진 완벽한 논리로 긴장과 감동이 끊이지 않는 무게감 있는 작품이다. 게다가 이번 공연은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에 빛나는 연극 ‘맥베스’의 김낙현 연출과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길해연이 ‘엘레나 세르게에브나’ 선생 역을 맡았다. 이 외에도 김동현, 김종태, 임기정, 송유현이 출연해 깊이있는 작품성을 기대케한다. 연극은 고등학생 네 명과 수학 교사 엘레나 세르게예브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엘레나 세르게예브나의 생일날 네 명의 제자들은 꽃다발과 와인을 들고 그녀의 집을 방문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갑자기 모습을 바꿔 오늘 시험 본 시험지가 들어있는 금고열쇠를 달라고 요구한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답안지를 고쳐야 한다”며 협박한다. 학생들의 금고열쇠를 얻으려는 극의 전개는 빠르게 진행된다. 2007년 국내에 초연된 이후, 김낙현 연출이 새롭게 시도한 이 작품은 현재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윤리도덕의 붕괴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과 모함 등을 그리고 있다. 작품 속의 담겨진 의미들은 입시 경쟁과 학력 위조가 판치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르코예술극장 기획공연으로 선정된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3월 12일부터 29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문의는 02)744-7304. jin@osen.co.kr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