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훔친 '천재' 이윤열, '힘내라'
OSEN 기자
발행 2009.03.06 11: 23

[기자수첩] 4년의 시간을 뛰어넘기 위한 절치부심이었지만 결과는 아쉬운 쪽으로 흘러갔다. 살아있는 전설 '천재' 이윤열(25, 위메이드)은 결국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지난 5일 서울 문래동 룩스 히어로센터에서 열린 로스트사가 MSL 8강 허영무와 이윤열의 경기는 엎치락 뒤치락 하는 접전 끝에 허영무가 3-2로 승리를 거두고 두시즌 연속 4강행을 해내면서 명승부 중의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경기 후 패자 이윤열은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당골왕 MSL 준우승 이후 4년의 세월이 흘러 11시즌 만에 4강행을 타진하던 자신의 노력이 물거품 됐던 것을 너무 아쉬워하며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이번 대회 "목표는 부끄럽지만 우승이다. 최선을 다해서 꼭 우승을 차지해 보겠다"고 말하던 이윤열이 흘린 땀과 노력을 생각하면 그의 눈물은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2009년 들어 e스포츠 팬들은 올드게이머들의 분전에 흥을 내고 있다. 박정석, 최연성, 마재윤, 변형태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역전의 용사들이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기량을 뿜어내며 멋진 승리를 거두고 있다. 이윤열 역시 마찬가지. 5일 MSL 현장에서는 경기 내내 '역시 이윤열'이라는 찬사가 관객석을 비롯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았다. 이윤열은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과 같이 현재 e스포츠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선수 중의 한 명으로 소위 말해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 급' 선수. '천재'와 '머신'으로 불리우는 그의 애칭은 그의 예리한 경기 스타일을 잘 설명해준다. 이날 경기서는 예전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승부에서 졌지만 단단하기로 그지없는 허영무가 속수무책 이윤열의 변칙적인 공격에 와르르 무너지는 광경이 자주 연출됐기 때문. 비록 패했지만 날카로움이 살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아직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윤열의 모습을 보여줬기에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여기다가 팬 클럽 16만명을 보유한 수퍼스타답게 후배 허영무에게 "꼭 우승해라"는 축하 인사를 전하는 모습은 진정한 이윤열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2000년 ITV '고수를 잡아라'라는 프로그램으로 데뷔 어느덧 10년차 프로게이머가 된 이윤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가 기운을 잃지 않는 선수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OSEN=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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