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PD, “‘홍소장의 가을’ 의미 남다른 작품”
OSEN 기자
발행 2009.03.06 12: 07

‘눈꽃’ ‘왕과 나’ 등을 연출한 이종수(62) 감독이 34년 간 연출을 해오면서 가장 의미 깊은 작품으로 ‘홍소장의 가을’(김수현 극본, 이종수 연출)을 꼽았다. 지난 5일 SBS 주말극장 ‘사랑은 아무나 하나’(최순식 극본, 이종수 연출) 촬영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난 이종수 감독은 “‘홍소장의 가을’은 SBS에서 임기가 끝나며 마지막으로 연출한 작품”이라며 “드라마 내용 또한 극중 최불암의 은퇴를 그리는 내용이어서 내게 더 의미가 깊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4년 11월 SBS 창사특집극으로 총 3부작으로 방송됐던 ‘홍소장의 가을’은 최불암 김혜자가 호흡을 맞춘 드라마로 한국의 부모들이 자식으로 인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과 상처를 그려낸 작품. SBS 대하사극 ‘자명고’가 편성되기 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2월 23일과 24일 양일간 편성되며 시청자들에게 여운과 동시에 잔잔한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이종수 PD는 “당시 김수현 작가가 극본을 너무 잘 써줬다. 훌륭한 작가”며 “앞으로 드라마 업계는 작품, 즉 시나리오가 좋아야 성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드라마는 딱 두 가지를 남길 수 있다. ‘의미’를 남기거나 아니면 시청률이 높거나 하는 것”이라며 “‘아내의 유혹’이 막장이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최근 드라마 제작환경이 어려운 점을 비춰볼 때 시나리오를 구성한 작가의 힘만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PD는 “드라마는 작품과 시나리오가 60~70%, 영상이 20~30%, 나머지 연출은 10~20%를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며 “드라마는 연출을 할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 또한 마찬가지다. 그간 성공한 작품들을 살펴보면 신인을 주연으로 내세운 경우가 많았다. 반면 아무리 스타성을 가진 인물이 출연해도 시청률이 낮은 작품도 있었다”며 “드라마는 ‘작품’ 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PD는 또한 “좁은 스튜디오 내에서 앵글의 변화를 주는 것은 무리긴 하지만 최근 드라마는 영상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드라마에서 스튜디오 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드라마 1회에서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2컷에서 3컷 정도면 충분하다. 영상이 주가 아니라 우리 내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대화로 녹여내는 것이 필요한데 요즘 드라마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또 단편드라마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종수 감독은 “단편 드라마는 제작비나 시청률을 따지지 않고 존재해야 하는 것”이라며 “신인 연출진이나 작가를 발굴하는 의미가 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수 감독은 지난 80년대 KBS프로듀서로 시작해 SBS로 옮겨 15년 동안 연출, 총 34년 동안 드라마 메가폰을 잡아왔다. 파란색 눈이 인상적인 이 감독은 예순 두살이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드라마에 대한 열정이 끝이 없다. 오는 7일 '유리의 성' 후속으로 방영될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이종수 감독이 SBS에서 정년퇴임 이후 ‘눈꽃’ ‘왕과 나’에 이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작품. 네 딸들의 각기 다른 사랑과 삶을 통해 싱글맘, 외모 지상주의, 정신적인 불륜 등 현 사회의 문제점을 짚음과 동시에 다양한 삶의 방식을 그릴 예정이다. 이 감독은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통해 요즘 사회에 문제가 되고자 하는 점을 짚어보고자 했다”며 “싱글맘도 삶을 살아가는 한 면이 될 수 있고, 외모 지상주의 사회에서 얼굴보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 등을 보여줄 것”이라며 “요즘 어려운 현실과 맞물려 따뜻하고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유호정, 지수원, 한고은, 윤다훈, 손화령, 테이 등이 출연한다. y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