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유격수들의 맞대결이 야구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수비를 펼치는 박기혁(28. 롯데)과 파괴력을 갖춘 공격형 유격수 나카지마 히로유키(27. 세이부)가 7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 한국-일본 전을 앞두고 눈빛을 반짝이고 있다. 특히 두 유격수는 상반된 모습으로 대표팀 유격수 자리를 꿰찬 만큼 '창과 방패'의 대결로도 볼 수 있다. 10년 간 대표팀 내야의 심장 역할을 했던 박진만(33. 삼성)이 어깨 부상으로 대표팀 최종 엔트리서 제외되면서 야구 팬들은 대체자가 된 박기혁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기혁 또한 순발력을 바탕으로 좋은 수비를 보여준 유격수지만 안정된 1루 송구를 보여주는 동시에 타자 성향에 맞춰 수비 시프트를 구축하는 박진만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이 그를 둘러싼 중론이었다. 그러나 박기혁은 하와이 전지훈련부터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며 김인식 감독의 기대에 조금씩 부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6일 대만 전서는 5개의 병살 중 4개를 동료들과 합작해내며 팬들의 믿음을 샀다. 송구 동작이 박진만에 비해 다소 컸다는 점은 아쉬웠으나 러닝 스로우 등 움직이는 송구에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김 감독 또한 "유격수는 수비력이 우선시 되는 포지션이다. 박기혁이 공격 면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더라도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계책이 될 것"이라며 박기혁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일본전서도 박기혁이 안정된 수비를 보여준다면 이는 WBC 최고의 수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박기혁과 달리 나카지마는 수비력보다 공격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유격수다. 지난해 3할3푼1리(2위) 21홈런 81타점 25도루(4위)를 기록하며 세이부의 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던 그는 수비 면에서도 점점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과거 세이부를 이끌던 명 유격수 마쓰이 가즈오(33. 휴스턴)의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정면으로 바운드되는 타구 처리가 좋아졌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나카지마는 지난 2005시즌 도중 히로시마와의 교류전서 불규칙 바운드에 얼굴을 강타 당하며 광대뼈가 골절된 후 데굴데굴 굴러오는 타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지난 시즌에는 한층 안정된 모습으로 가타오카 야쓰시(26)와 함께 내야진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지난 시즌 나카지마는 총 12개의 실책으로 9할7푼9리의 수비율을 기록, 나쁘지 않은 수비를 보여주었다. 나카지마는 대회 개막 전부터 일찌감치 일본 대표팀의 2번 타자로 낙점된 상태다. 보내기 번트 등 세밀한 작전 구사보다 장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2번 타자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성향을 생각하면 나카지마는 일본의 '키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꼽기에 충분하다. WBC서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꿰차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기혁과 나카지마. 패기와 실력을 갖추고 WBC라는 큰 무대를 겨냥하고 있는 이들의 대결서 승리의 여신이 누구의 손을 들어올릴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박기혁-나카지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