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와 스테보의 행동에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세뇰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은 지난 7일 광양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개막전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서 6-1로 승리했다. 이청용은 이날 후반에만 3개의 도움으로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대승을 견인했다.
이날 FC 서울의 대승에 묻혔지만 전남에 새롭게 입단한 이천수는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으로 1골을 만회하며 팀의 영패를 면하게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전남에 합류한 이천수는 당초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이천수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개인훈련을 통해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결국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천수는 0-3으로 뒤진 후반 투입됐다.
이천수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통해 FC 서울 수비진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특히 이천수는 들어가자마자 프리킥 기회를 통해 영점을 조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천수는 개인기량 만큼은 'K리그 사기유닛' 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지만 전술적으로 녹아들지 못한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대량 실점한 후에도 이천수는 슈바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지만 부조화를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이천수는 후반 25분 서울 페널티 지역에서 혼전 중에 슈바의 헤딩 패스를 받아 논스톱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어올리면서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이천수는 심판을 향해 왼손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들어 올리며 '감자를 먹이는 듯한' 제스처가 텔레비전 중계에 노출됐다. 그러나 이천수는 이러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주심과 부심 등 심판진에게 전혀 제지를 받지 않았다.
프로축구연맹은 4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09 심판 가이드라인 설명회'에서 올 시즌 새롭게 시행될 심판 판정 기준을 발표했다.
당시 가이드라인에는 '심판의 견해로 성나게 하거나 조롱하거나 격양시키는 제스처를 하는 경우'에는 경고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판정으로 인해 같은날 열린 수원과 포항의 경기서는 스테보가 득점 후 수원 서포터석을 향해 활을 쏘는 동작의 세리머니를 펼쳐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기도 했다.
물론 심판이 이천수의 행동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높지만 올 시즌 엄격한 판정을 예고했던 것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이천수는 경기 후 선수단과 함께 곧바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고 전남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프로연맹은 이천수의 이번 행동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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