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는 일주일에 3경기를 펼친다. 성용이도 배운다는 생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은 지난 7일 광양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개막전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서 6-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서 터진 7골은 지난 2000년 3월 19일 울산이 전남을 4-3으로 꺾은 이후 역대 개막전 최다골 타이기록.
이날 광양전용경기장에는 이색적인 응원 문구가 걸려 있었다. 원정팀인 FC 서울의 기성용을 응원한 것. 후반 12분 서울의 5번째 득점을 기록한 기성용은 광양과 인접한 순천의 중앙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기성용의 아버지는 잘 알려진 대로 광주 금호고서 고종수 등을 키워냈던 기영옥 대한축구협회 이사. 기 이사는 이날 열렬한 응원을 펼친 FC 서울 팬들에게 직접 준비한 떡과 음료를 제공하며 고마움을 대신 표현했다.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아들에 대해 기 이사는 "비시즌 때 집에 와서 푹 쉬었다"면서 "하지만 선배들의 결혼식에 다니느라 개인적인 시간은 별로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던 것 같다"고 아들에 대해 평가했다.
기 이사는 기성용이 앞으로 더욱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위해 곧바로 인도네시아 원정을 떠나는 아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였다. 특히 언젠가 이루어질 유럽 진출을 위해 이처럼 빡빡한 경기 스케줄을 겪어 보는 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
기 이사는 "유럽을 보면 일주일에 3경기씩 치르기도 하는 등 일정이 살인적이다"면서 "하지만 성용이도 그런 무대에서 뛰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 이사는 기성용을 어린 나이에 호주로 유학을 보내는 등 훌륭한 축구 선수로 키우기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았다. 아직 어린 아들의 고생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10bird@osen.co.kr
기성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