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도쿄, 이선호기자]아쉬웠던 추신수 딜레마.
지난 7일 WBC 아시아라운드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관심의 포인트는 추신수였다. 추신수를 어떻게 기용하는 방식에 따라 대표팀의 이날 주제가 정해진다. 왜냐하면 추신수를 지명타자로 내세우면 이대호가 3루수로 나서야 된다. 김인식 감독이 지적한 것 처럼 내야진의 수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김인식 감독은 이미 전날 대만전 라인업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징은 이대호는 3루, 정근우가 2루에 포진한 것이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중점을 두었다. 대만을 상대로 9-0 대승을 거둔 만큼 일본전에서도 충분한 타선의 힘을 보여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타선이 아닌 수비력에서 문제가 나왔다. 참패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3루수 이대호의 실책과 박기혁-정근우의 콤비플레이가 다소 불안감을 주었다. 특히 1회초 우치카와의 3루수 옆으로 빠진 2타점 2루타, 2회초 아오키의 병살실패 등이 이날 수비의 아쉬운 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모두 뼈아픈 실점으로 이어졌다.
만일 추신수가 팔꿈치 통증이 없고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외야수로 나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대호는 지명타자로 기용됐을 것이고 3루수는 이범호 혹은 최정이 나서게 된다. 그러나 추신수는 수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기용했고 내야 수비라인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수비력은 1회 대회에 비해 분명히 약해졌다. 당시 박진만-김종국-김동주가 버티는 내야 수비력은 4강 신화의 원동력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일본과의 평가전이나 대만전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본과의 경기는 달랐다. 5만 관중의 일방적 응원이 주는 압박감과 긴장감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추신수는 이날 무안타에 그쳐 공격에 힘을 보태주지 못했다. 2타수 무안타, 사구 1개를 얻었다. 2라운드가 있기 때문에 실망할 단계는 아니지만 분명 추신수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유일한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대표팀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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