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계투로 일본을 잡는다.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위 결정전 일본과의 재격돌을 앞둔 가운데 김인식 한국대표팀 감독이 상대타선을 차단하기 위해 벌떼계투를 시사했다. 마운드 치고 빠지기로 일본타자들이 익숙해질 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8일 중국과의 패자부활전에 앞서 "중국경기에서 출혈이 심하지 않고 잘 된다면 일본과의 경기에서 컨디션이 좋은 투수들을 모두 투입할 것이다. 어차피 마지막 경기가 아닌가"라며 마운드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감독은 "1회 대회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일본타자들에게 한 투수가 오래 던지면 안된다. 잠깐 잠깐 쓰고 바로 빼야 된다. 안그러면 무조건 맞게 된다"며 짧은 계투 타이밍으로 마운드를 운영하겠다는 의향을 드러냈다.
지난 7일 경기에서 드러난 일본의 타력은 막강하다. 톱타자 스즈키 이치로에서 9번타자까지 쉬어갈만한 선수가 없다.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들이 4명이 포진하고 있다. 일본의 타순은 한국의 선발투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첫 경기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13명의 투수 가운데 일본전 투입이 가능한 선수는 10명이다. 윤석민은 중국과의 패자부활전 선발등판과 함께 소진했고 김광현과 장원삼은 지난 7일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투구수 50개를 넘겼다. 김 감독이 이 가운데 컨디션이 좋은 투수로 지목한 봉중근 정현욱 정대현 임창용이 있다.
이들을 주축으로 투수운용을 하게 된다. 다만 류현진은 허벅지 통증 때문에 변수이다. 이들과 함께 오승환 임태훈 이승호가 곳곳에 포진하게 된다. 손민한과 이재우는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오른손 타자들 상대로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7일 충격의 콜드게임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일본은 역사적인 승리라며 축제분위기에 빠져있다. 한국은 초심으로 돌아가 설욕의 기회를 잡았다. 1위 결정전에서는 두 번 연속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짧은 계투 작전으로 일본의 타선을 최대한 잠재운다면 승부를 걸 수 있다. 계투 마운드에 사활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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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대만전서 쾌투했던 좌완 3인방 등이 9일 일본과의 1, 2위 쟁탈전에 릴레이로 등판할 전망이다. 왼쪽부터 류현진-봉중근-이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