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봉중근-이와쿠마, '설욕'과 '수성' 사이
OSEN 기자
발행 2009.03.08 21: 24

힘과 기교를 동시에 갖춘 한,일 양국의 투수들이 자웅을 겨루게 되었다. 봉중근(29. LG)과 이와쿠마 히사시(28. 라쿠텐)이 9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 아시아 1위 자리를 놓고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9일 한국과 일본은 각각 봉중근과 이와쿠마를 선발로 내세워 아시아 최강팀의 타이틀을 차지한 채 2라운드 진출을 노린다. 봉중근과 이와쿠마는 모두 팀 성적이 하위로 처지는 와중에서도 자신의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투수들이다.
지난해 소속팀 LG가 최하위로 처지는 와중에서도 11승 8패 평균 자책점 2.66을 기록하며 1선발로 활약했던 봉중근은 140km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와 너클 커브, 서클 체인지업을 던지는 좌완이다. 특히 WBC 개막을 앞두고 대표팀 투수진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발휘하며 대표팀의 승리 계투로 꼽히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 또한 개막 이전 "투수진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윤석민(23. KIA)과 봉중근을 적극 활용해 1라운드 통과를 노리겠다"라고 밝혔다. 봉중근 또한 "1회 대회서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만큼 두 번째 맞는 WBC서는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특히 봉중근은 몸쪽 승부를 즐기는 동시에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에 걸치는 직구를 자주 던지는 투수다. 또한 셋 포지션에서 무릎이 내려가기 전까지 견제 동작과 투구 동작을 가늠할 수 없는 탁월한 투구폼을 지니고 있는 만큼 일본의 발 빠른 주자가 출루했을 때도 그들의 발을 묶는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29. 보스턴), 다르빗슈 유(23. 니혼햄)에 비해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와쿠마지만 그의 실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난 시즌 21승 4패 평균 자책점 1.87을 기록하며 생애 첫 사와무라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150km의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자랑하는 투수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이전에는 이중 동작으로 타자를 현혹하던 투수였으나 지금은 투구폼이 많이 간결해진 상태다. 오른쪽 팔꿈치 수술 후 럭비공으로 스스로 투구폼을 간결히 하는 데 집중했던 이와쿠마는 189cm의 큰 신장과 긴 팔을 바탕으로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자랑,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투수다.
특히 직구 만이 아닌 예리한 슬라이더와 빠르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갖고 있어 국내 타자들에게는 요주의 투수 중 한 명이다.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는 만큼 지난해 노무라 가즈야 라쿠텐 감독의 관리 하에 등판을 하면서 투구수를 적게 소모하는 방법도 알고 있는 투수라 잠수함 와타나베 슌스케(33. 지바 롯데)와 함께 한국이 경계해야 할 투수 중 한 명으로 꼽을 수 있는 투수다.
2003년 사이토 가즈미(33. 소프트뱅크) 이후 5시즌 만에 퍼시픽리그서 20승을 달성한 투수가 된 이와쿠마는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일본의 에이스 중 한 명이다. '견제의 달인' 봉중근이 대표팀의 설욕전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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