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 최강으로 군림하던 흥국생명의 4년 연속 정규리그 제패의 꿈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2008-2009 NH농협 V리그 4라운드 중립경기 시작 전인 지난 1월 10일만 해도 여자부 우승후보 1순위는 단연 9승 3패를 달리고 있던 흥국생명이었다.
국내 최고 공격수 김연경과 외국인 선수 카리나, 황연주가 뒷받쳐주는 흥국생명의 공격 진용은 단연 최강이었다. 공격 뿐만 아니라 리베로 조상희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수비 또한 일품이었다.
그러나 약 두 달의 시간이 지난 지금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4연패는 고사하고 선두에 3게임 차로 뒤지며 3위로 전락해버렸다.
물론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가기 보다 어려운 얘기지만 흥국생명이 1위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남아 있다.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마지막 7라운드 4경기서 전승하고 선두 GS칼텍스가 전패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1경기 차인 2위 KT&G는 잡을 수 있지만 별 의미가 없다.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는 지난 8일 패했지만 4승 2패로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플레이오프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KT&G에는 2승 4패로 밀리는 형국이라 자칫하면 4년 만에 정규리그 챔프전에도 못 나갈 수 있다.
성적 부진의 원인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악재가 겹치면서 선수단이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해 12월 29일 7승 2패로 팀을 이끌고 있던 황현주 감독이 전격 경질됐고 중립경기가 한창인 1월 설연휴 기간에 주포 카리나가 충수염 수술로 이탈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자 충격이 연속적으로 다가왔다. 2005년 이후 한 번도 당한 적이 없던 4연패까지 당하며 성적은 1위에서 2위로, 2위에서 3위로 곤두박칠쳤다.
벼랑 끝에 몰린 흥국생명. 실추된 자존심을 되찾으려면 최종라운드서 최선을 다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루라도 빨리 확정지은 뒤 정상 복귀를 도모하는 길 밖에 없다.
흥국생명은 11일 7라운드 첫 경기서 3게임 차 4위인 현대건설을 이기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다. 그러나 이번 시즌 상대 전적이 3승 3패로 팽팽한 데다 최근에는 2연패를 당해 8일 GS칼텍스에 패함으로써 3연패의 늪에 빠진 흥국생명으로서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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