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떤 것이 한국야구인가". 우리가 봐도 헷갈릴법하다. 이틀전(7일) 한국을 상대로 사상 최강을 자랑하는 일본대표팀이 14-2,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둔 지 단 이틀 후. 9일 재격돌한 아시아라운드 1위 결정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단 6안타만 내주고 1-0 완봉승으로 수모를 깨끗하게 갚아주었다. 한국투수들의 철벽계투에 도쿄돔의 5만 명의 관중들 모두 침묵을 지켰다. 중계방송을 마치던 TV 방송 아나운서는 "도대체 어느쪽이 한국야구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투수진이 무너져 14점을 내준 팀이 투수진이 좋아져 완봉승을 하자 나온 말이었다. 일본언론은 이틀전 한국을 상대로 국제경기 사상 첫 콜드승을 거두자 "역사적인 승리"라고 흥분했다. TV, 신문 등 온나라가 들썩이며 사무라이 재팬의 우월성을 치켜세웠다. 9일 한국과의 경기도 가볍게 일축하고 아시아라운드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할 것으로 모두 생각했다. 그러나 일본이 자랑하는 사무라이 타자들은 한국투수들에게 꼼짝 못했다. 한국투수들의 위력적인 힘 앞에 사무라이의 칼날을 무뎌졌다. 한국을 다시 한번 무참하게 무너뜨리고 미국행 전세항공기에 오르려던 일본은 자존심이 상했다. 이날 한국야구는 아나운서의 의문에 확실한 답을 주었다. 어느 쪽이 한국야구라는 것을. 그나마 하라 감독은 한국야구를 인정했다. 그는 대승을 하고도 이틀전 인터뷰에서 "아직 한국에 대한 열등감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담담히 완봉패 수모를 받아들인 이날 인터뷰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를 대표해 세계에서 싸우자"며 사실상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다시한번 인정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