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영봉승' 속 발견한 日의 탄탄한 수비
OSEN 기자
발행 2009.03.10 08: 13

투수진을 바탕으로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지만 일본 야구의 저력 또한 알 수 있던 경기였다. 지난 9일 벌어졌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는 일본의 탄탄한 수비력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은 9일 도쿄 돔서 벌어진 WBC 1라운드 1,2위 결정전 일본과의 경기서 선발 봉중근(29. LG)의 5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와 정현욱(31. 삼성)-류현진(22. 한화)-임창용(33. 야쿠르트)으로 이어진 계투진, 4회 김태균(27. 한화)이 때려낸 1타점 좌익선상 선제 결승타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지난 2006년 1회 WBC에 이어 다시 한 번 아시아 최강자 자격으로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1점 차 승리 속에는 일본의 강한 내,외야 수비를 볼 수 있었다. 4회 김태균의 적시타 또한 일본 수비진의 기본기를 알 수 있던 장면이었다. 4회 1사 1,2루서 김태균은 상대 선발 이와쿠마 히사시(28. 라쿠텐)의 2구 째 몸쪽 역회전볼(145km)을 그대로 당겨내며 좌익선상 안타를 만들어냈다. 당시 일본 수비진은 이와쿠마가 역회전볼을 던질 것이라는 작전 하에 오른손 타자 김태균이 당겨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수비진을 3루 쪽으로 당겨 놓은 시프트를 펼쳤다. 김태균의 타구가 빨랐기에 이는 3루수 무라타 슈이치(29. 요코하마)가 3루 베이스 쪽으로 붙어있었음에도 파울 라인을 타고 흐르는 안타가 되었다. 그러나 더 주목할 점은 좌익수 아오키 노리치카(27. 야쿠르트)의 위치가 더욱 뛰어났다는 점이다. 아오키 또한 좌측 파울 라인으로 향한 수비를 펼치며 빠르게 타구에 대응했다. 국내 리그서 2루타가 당연해 보이던 타구는 일본 수비진의 빠른 대처로 인해 단타에 그쳤고 발빠른 1루 주자 정근우(27. SK)는 결국 3루에서 태그 아웃되었다. 아오키의 3루 송구는 막연히 노바운드 송구를 노린 것이 아닌, 가장 기본적이고 정확한 원바운드 송구였던 점에서 더욱 바람직했다.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이용규(24. KIA)를 잡아낸 3루 땅볼 또한 투수와 내야 수비진의 시프트가 갖춰진 상태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와쿠마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향하는 슬라이더(126km)로 내려찍는 타격을 지닌 이용규의 방망이를 유도했고 이용규의 타구는 3-유 간을 향했다. 당시 3루수 무라타는 정위치에서 수비 위치를 앞으로 당긴 동시에 투수 쪽으로 향한 위치에서 슬라이딩으로 공을 잡아냈다. 동시에 유격수 나카지마 히로유키(26. 세이부)는 2루 베이스와 멀리 떨어진, 무라타 뒤쪽에서 수비를 준비했다. 타자 성향과 투수의 구질에 따라 일본의 수비진은 변화무쌍하게 위치를 바꿔 갔고 4회 김태균의 2루 견제사, 6회 김현수(21. 두산)-김태균의 어이없는 병살 또한 기본기가 탄탄한 일본 수비진을 알 수 있게 했다. 6안타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타선의 불발 속에 일본은 영봉패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9일 경기는 지난해 8월 베이징 올림픽 4강전과는 달리 탄탄한 기본기 속에 철두철미한 수비력을 발휘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일본 야구의 힘을 느낄 수 있던 경기였다. farinelli@osen.co.kr 도쿄=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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