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감독의 표정에는 어떤 결의가 서려 있었다. 차범근 감독은 1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에서 "K리그 챔피언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차범근 감독이 K리그 챔피언의 명예를 언급한 것은 그 상대가 다름 아닌 지난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이기 때문이다. 오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1차전은 사실상 한일전에 가깝다. 문제는 수원의 전력이 예전에 비해 못하다는 것. 지난해 K리그와 컵대회 2관왕을 달성한 수원은 우승 전력에서 조원희, 이정수, 마토 등 주축 선수가 이탈한 뒤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비에 공백이 집중되면서 지난 7일 포항과 개막전에서 2-3에 패배를 겪기도 했다. 반면 가시마 앤틀러스는 J리그 2연패를 거둔 전력이 최근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라와 레즈와 개막전에서 2-0 승리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감바 오사카와 슈퍼컵에서 3-0 대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래서일까. 차범근 감독은 "가시마 앤틀러스와 경기를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한일 프로축구에 대한 비교가 된다"며 "우리가 이상적인 전력을 갖추고 있다면 부담이 덜할텐데 아직 우리는 전력에 공백이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한 차범근 감독은 가시마 앤틀러스의 공격에 경계심도 드러냈다. 차범근 감독은 "가시마의 경기를 지켜봤다.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는 훌륭한 팀이었다"며 "13번(신조 고로키)과 18번(마르코스 고메스) 등 공격진의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이 선수들을 막으려면 한 명의 수비수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범근 감독은 변화로 새로운 타개책을 찾겠다는 분위기다. 차범근 감독은 "짧은 시간에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정확한 상황 설명이 중요하다. 새로운 선수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