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볼' 우규민, '봉중근 선발 쾌투'로 마무리 탈환할까
OSEN 기자
발행 2009.03.11 07: 24

LG 트윈스는 지난 시즌 확실한 마무리 부재로 고전한 팀 중 하나다. 시즌 초 마무리로 낙점받았던 우규민(24)이 마무리에서 중간 계투진으로 보직이 바뀐 뒤 정재복(28)이 자리를 이어받았으나 계투로써 이미 많은 투구를 기록했던 정재복 또한 적절한 대안이 되지 못했다. 비시즌에는 지난해 1선발로 활약한 봉중근(29)의 마무리 기용설이 대두될 정도로 LG의 마무리 보직을 놓고 코칭스태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김재박 감독은 "전지훈련이 끝난 연후에나 마무리 후보진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사자 봉중근 또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이야기하며 마무리 보직이 결정되었는지에 대해 묻자 손사래를 쳤다. 더욱이 봉중근은 국가대표로 출전한 WBC에서 선발 투수로 맹활약, '마무리 전환설'을 잠재우고 있다. 봉중근은 지난 9일 일본전서 선발로 등판, 5.1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이제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등으로 최종 점검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코칭스태프가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투수는 우규민이다. 두산에서 이적해 온 이재영(30)이 마무리 후보로도 거론되었으나 현재 컨디션이 조금 떨어진 상태인 동시에 변화구 옵션이 많지 않다는 점은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따라서 다카하시 미치다케 1군 투수코치를 비롯한 스태프들의 시선은 우규민을 향해 있다. 시즌 후 주니치의 합동 훈련에 참여해 기량 연마에 힘썼던 우규민은 기존의 커브 외에도 팜볼과 싱커를 구사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사이드 스로의 우규민이 팜볼을 구사한다는 점은 이채롭다. 팜볼은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평평하게 공을 감싼 채 던지는 변화구로 공의 회전을 의도적으로 줄여 떨어지게 만드는 공이다. 따라서 공을 스트라이크 존 아래쪽 모서리 등 원하는 곳으로 꽂을 수 있다면 장타 허용률 또한 낮아질 수 있다. 우규민은 지난해 커브가 공략이 쉬운 곳으로 향하는 바람에 고전한 적이 많아 그의 팜볼 구사는 시도 만으로도 기대해 볼 만하다. 우규민은 그에 대해 "정통파 투수 몇 명이 팜볼을 던지기는 하지만 사이드암 투수로는 내가 처음일 것이다. 주니치서 팜볼을 가르쳐 준 코치가 나와 같은 사이드암 스타일이라 특화된 팜볼을 배울 수 있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연습 경기 성적도 나쁘지 않다. 우규민은 전지훈련서 3경기에 등판해 4이닝 동안 17타자를 상대하면서 3피안타 무실점에 탈삼진 7개를 기록하며 완급 조절형 마무리의 희망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이미 SK가 정대현(31)이라는 탁월한 잠수함 마무리를 보유한 만큼 느린 변화구의 구종 폭을 넓힌 우규민이 마무리를 맡지 못할 가능성도 없다. 우규민은 2006, 2007시즌 총 47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뒷문 지기로 맹위를 떨쳤던 투수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뒤로 하고 또 한 번의 '진화'로 설욕을 노리는 우규민이 팬들의 안도감을 자아내는 마무리로 마운드에 설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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