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대표팀 이색 주문, '제발 나가서 놀아라'
OSEN 기자
발행 2009.03.13 07: 11

[OSEN=김대호 객원기자] '시차 적응'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의 최대 숙제로 등장했다. 일본 도쿄에서 1라운드를 치른 뒤 미국 애리조나에 도착한 지 4일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채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다. 16일(한국시간) 2라운드 첫 경기까지 남은 기간은 3일. 이때까지 과연 정상적인 몸 상태를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스런 부분이다. 선수들이 물먹은 솜처럼 축 처진 모습을 보이자 대표팀 코칭스태프에서는 이색 주문을 하기에 이르렀다. '휴식일 낮에는 호텔 방에 있지 말고 모두 밖으로 나가 놀다 들어오라'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요구사항이다. 미국에 도착한 뒤 이틀 동안 휴식을 하면서 밤잠을 설친 선수들이 낮 시간엔 방에 틀어 박혀 낮잠을 자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밤에 숙면을 못 취하는 악성 사이클로 이어져 시차 적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순철 대표팀 타격코치는 12일 국제전화에서 "선수들 컨디션이 너무 떨어져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 제대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선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코치는 "휴식일에는 모두 밖으로 내쫓아야겠다. 방에서 뒹구는 것보다 나가서 놀고 들어오는 편이 훨씬 좋다"고 덧붙였다. 낮에 몸을 움직여야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고, 시차 적응도 빨리 할 수 있어서다. 이 코치는 특히 타자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이 코치는 "타격 사이클이 전반적으로 처져 있는데다 시차까지 겹쳐 방망이가 무뎌져 있다. 남은 시간 동안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1라운드를 1위로 통과해 1차 목표를 달성한 한국 야구 대표팀. 미국에서 펼쳐지는 8강 2라운드를 앞두고 선수들 컨디션 조절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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