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패했지만 또다른 좌완 카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경기였다. 장원삼(26. 히어로즈)이 LA 다저스와의 연습경기서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며 가능성을 높였다. 장원삼은 13일(한국 시간) 캘리포니아 글렌데일 볼파크서 열린 다저스와의 연습 경기서 2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수는 31개로 나쁘지 않았으며 사사구를 내주지 않았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었다. 1회 라파엘 퍼칼을 범타로 솎아낸 뒤 후속 타자 올랜도 허드슨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장원삼은 낮고 안정된 제구로 마크 로레타를 삼진 처리한 데 이어 4번 타자 안드레 이디어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2회에도 장원삼은 제임스 로니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낮은 제구로 범타를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했다. 특히 장원삼의 호투는 지난 7일 1라운드 일본전서 3이닝 3실점했던 부진을 씻는 투구였기에 더욱 값졌다. 일찌감치 점수 차가 기울어진 상황서 마운드에 올랐으나 130km 중후반대의 밋밋한 직구와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로 일본 타선에 추가점을 허용했던 장원삼은 다저스전서 예리한 슬라이더와 낮은 제구로 범타를 양산했다. 2006년 현대에서 데뷔한 이후 줄곧 팀의 주축 선발로 활약했던 장원삼은 경성대 시절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알고 있는 투수다. 지난해 8월 열린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도 장원삼은 계투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그가 빛을 낸 것은 본선 7차전 네덜란드(10-0 8회 콜드 게임 승)와의 선발 등판이었다. 당시 장원삼은 8이닝 4피안타 무실점(탈삼진 7개)으로 쾌투를 펼쳤다. 타자들의 수준 차가 있었으나 장원삼은 네덜란드 전 당시의 활약을 연상케 하며 쾌투를 보여주었다. 날카롭게 타자 무릎 선을 스치는 슬라이더는 물론 높게 몰린 공보다 낮은 코스로 공을 던지며 피안타 확률을 낮춘, 깔끔한 투구였다. 비록 타선의 집중력 부족 등으로 인해 2-4로 패했으나 장원삼의 호투는 분명 눈여겨 볼 필요가 있었다. 뛰어난 실력에도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며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한 감이 짙었던 장원삼. 깔끔한 변화구 제구력과 묵직한 구위를 갖춘 좌완 장원삼이 2라운드서 대표팀의 '신데렐라'로 떠오를 수 있을 지 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