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강수정, 프리랜서 아나의 위기
OSEN 기자
발행 2009.03.13 10: 42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지상파 TV 3사의 알뜰 경영과 제 식구 챙기기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규 프로그램의 진행이나 예능 MC는 고사하고 게스트 자리를 구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와중에 대표적인 남녀 프리랜서 아나로 손꼽히는 김성주와 강수정마저 제 자리를 찾지 못한채 빙빙 돌고 있을 정도다. 한때 MBC를 대표했던 인기 아나테이너 김성주는 2007년 3월 프리랜서 선언 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당장 MBC 주말 심야 예능인 '명랑히어로'가 폐지되면서 단 하나의 지상파 TV 고정 출연을 잃어버렸다. 각종 예능과 교양 프로 진행은 물론이고 월드컵 등 스포츠 중계에서도 발군의 솜씨를 발휘했던 그로서는 실력을 발휘할 최소한의 기회조차 사라진 셈이다. '명랑히어로' 폐지 등으로 설 무대 사라져 특히 '명랑히어로'의 폐지는 그에게 큰 충격이나 다름없다. 친정 MBC를 떠난 뒤 1년만에 공식 복귀했던 첫 프로였고 방송 초반 시청자들의 엇갈린 평가 속에 힘든 나날을 보내며 어렵게 제 자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요즘 국내 집단 MC체제 예능 프로의 특징은 '말 많고, 말 먼저하고, 남 윽박 잘지르는' MC가 주도권을 잡는 탓에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한 미소와 친숙한 말솜씨를 점잔을 뺐던 김성주는 변변히 말 할 기회조차 잡기 어려웠다. 김성주는 프리를 선언하며 가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아나운서가 예능오락 프로그램 MC로 활동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개인기 하나에 자신의 연예 인생을 걸고 매일 매일 생존경쟁을 거듭하는 '무소속'(?) 개그맨들 속에서, 온실 속 아나운서가 버티기란 쉽지않다는 얘기다. 이같은 예능계의 약육강식 정글에서 아나테이너를 든든히 지켜주는 게 소속 방송국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김성주 등 프리랜서들의 가시밭길 순례는 당연한 일이라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아나테이너의 방패는 소속 방송사의 제 식구 챙기기 강수정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상파 고정 출연으로는 금요일 오후 11시40분 MBC 예능 '오늘밤만 재워줘'에 얼굴을 비치는 게 유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경실 김지선 유채영 등 강한 캐릭터들 속에 묻혀 자신의 존재감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예능 프로에서 지적이고 여성스러운 아나운서 이미지를 밑천삼아 여성 아나테이너의 모범을 제시했던 그녀로서는 내리막길이 너무 가파르다. 그렇다고 정은아 스타일의 교양 MC로 방향을 틀자니 그동안 예능을 통해 망가진 모습을 보였던 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꾸로 현재의 예능에서 눈에 확 띄는 활약을 펼치기에는 다소곳하고 얌전한 아나운서 체질이 몸에 배어있어 걸림돌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다. KBS '여걸 파이브' 등에서 한껏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아나테이너로서의 자실을 선보였지만 대신 뉴스 앵커의 꿈을 사실상 접어야 했던 그녀, 이후 오락과 예능 프로 쪽으로 집중했지만 프리 선언 후 진로의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김성주와 강수정의 뒤를 이어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낸 아나테이너 후보들은 많지만 대다수가 방송사 소속으로 그 틀 안에서 활동하는 데 만족하는 실정이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예능 및 오락 프로그램의 진행자 부족과 치솟는 출연료를 이유로 아나테이너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앞길이 순탄치 않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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