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연의 투구가 나오지 않았다. 전격적으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한 프로 3년차 우완 임태훈(21. 두산)이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아쉬움을 비췄다. 임태훈은 지난 13일(한국 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볼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연습 경기서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7회 1사 2루서 블레이크 드윗(24)에게 2루타를 허용, 정대현(31. SK)이 내보낸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는 등 아쉬움을 남긴 끝에 1사 만루 위기를 초래한 뒤 임창용(33. 야쿠르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5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임태훈은 제 구위를 보여주기 보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공략하고자 노력했으나 이는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직구로 과감한 대결을 펼치던 국내 리그서의 임태훈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같은 날 오후 잠실 구장서 두산 선수단을 지도하는 동시에 대표팀과 다저스의 경기를 재방송으로 지켜보던 김경문 두산 감독은 임태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갑작스럽게 대표팀에 합류해 아직 공인구 적응이 되지 않은 것 같다. 기본적으로 마운드에서의 태도가 좋은 데다 전지훈련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만큼 공인구에 적응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초,중반에도 임태훈은 종종 다저스 전처럼 불안한 모습으로 우려를 낳았던 바 있다. 임태훈 또한 "지난 시즌에는 1경기에 5실점하는 등 2007년보다 아쉬운 모습이 많았다. 계투 보직인 만큼 더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부진했던 경기의 투구 내용이 워낙 안 좋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라며 자신의 2년차 시즌을 자평한 바 있다. 지난해 후반기서부터 임태훈은 와인드 업 시 중심축을 확실하게 잡는 동시에 여러가지 슬라이더와 서클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 제구에 중점을 두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투수다. 그 노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김경문 감독은 애제자가 본선서 하루 빨리 공인구에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소탈한 어조였으나 임태훈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이 묻어나온 장면이었다. 임태훈은 "투수와 타자의 대결은 기본적으로 투수가 이기고 들어가는 싸움이다. 기본적으로 투수가 막아낼 확률이 더 큰 종목이 야구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닌 투수다. 팀 만이 아닌 현장의 야구 관계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얻었던 '유망주'에 대해 팬들은 빠른 공인구 적응으로 본선서 투수진의 '히든 카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