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국가대표팀이 WBC에서 선전한 효과일까. 2009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처음 열린 지난 14일 서울 목동구장. 홈팀 히어로즈와 원정팀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 첫 공식경기 대결을 벌였다. 이날 서울의 최저 기온은 영하 4도. 꽃샘 추위의 쌀쌀한 날씨속에서도 양팀 선수들은 경기를 개시했다. 대구에서는 삼성-한화전이 추운 날씨 탓에 취소가 됐지만 목동구장에서는 경기가 강행됐다. 양팀 벤치는 선수들의 부상 우려로 대구처럼 경기를 취소하고 싶은 마음도 은근히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미 경기장을 찾아온 많은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겨우내 야구에 굶주렸던 열성 야구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을 찾아 시범경기를 즐기러 왔다. 특히 자녀들의 손에 이끌려 나들이 나온 가족단위 관중들이 꽤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취소하는 것은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경기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속에 전개됐고 이를 지켜보는 관중들은 추운 날씨에 떨면서도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접전 끝에 두산의 3-2 승. 시범경기 첫 날, 그리고 추운 날씨에도 히어로즈 구단 추산 관중은 3천여명이었다. 지난 해 정규 시즌 평균관중수에 맞먹는 수치로 구단 관계자들이 놀랄 정도였다. 시범경기는 무료입장으로 관중수를 체크하지 않는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서울 구단간의 시즌 첫 대결이라는 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WBC 효과가 큰 것 같다. 야구 대표팀이 아시아라운드서 일본에 콜드패를 당한 뒤 곧바로 영봉승으로 설욕하는 등 선전하면서 팬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때아닌 시범경기 많은 관중 요인을 분석했다. 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대표팀이 지난 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WBC에서도 호성적을 내면서 올 시즌 관중동원도 전망이 밝아 보인 시범경기 첫 날 목동구장이었다. 더욱이 올 시즌은 구단간의 전력평준화로 어느 때보다도 물고 물리는 혈전이 예상돼 팬들을 즐겁게할 전망이다. 14일 목동구장을 찾아 히어로즈와 두산의 시범경기를 즐긴 야구팬들. /민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