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신인 배우 장자연이 생전 남겼다는 문건이 KBS 뉴스9에서 공개되면서 연예계 악습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고인이 생전 남겼다는 문건에는 소속사대표의 폭행과 감금, 방송 유력 관계자들에게 술 접대, 성 상납 강요, 활동 경비에 대한 경제적 책임 등 연예계 공공연한 악습이 고스란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곧 경찰 조사로 문서의 진위 등이 가려지게 된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많은 연예관계자들과 대중들은 아직도 구시대적 악습이 버젓이 존재한다는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은 게 사실이다. 한편 고인의 문건으로 다시 불거진 신인 배우들의 로비에 대해 취재한 결과 많은 연예관계자들이 “아직도 연예계 로비는 다양한 방법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특히 신인 배우들, 그 중에서도 여배우들에게 여전히 많은 짐을 지우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증언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여전한 성 상납, 술자리 접대… 남자 배우들도 빠져나갈 수 없다 신진기획사나 거대 기획사의 성 상납 등은 확연히 줄었지만 여전히 만연한 게 현실이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몇 차례 검찰 조사로 폭풍이 몰아친 다음 로비가 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PD들이 신인 여배우들을 술자리, 오피스텔 등으로 부르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히 술자리 접대에서 매니저도 출입을 배제한 채, 배우만 룸에 들어가는 경우 십중 팔구 성 상납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남자 배우들도 예외는 아니란다. 여성 부호들뿐만 아니라 업계 유력 인사 중 동성애자들에게 종종 불려간다는 말들까지 나돈다. 그나마 스폰(경제적으로 지원받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경우에는 든든한 지원자가 생기는 것이지만 이 마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남자배우들보다 여자배우들의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이 몇배로 크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이상한 원리의 경제적 부담 역시 신인 연기자의 몫 故 장자연의 문건에 있었던 내용 중 매니저 활동 경비를 본인이 직접 지불하는 경우는 흔하다. 한 매니지먼트 소속 매니저는 “현재 신인 배우의 일을 보고 있다. 계약서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이 배우에게 일이 잡히든, 잡히지 않든 매니저 활동 비용을 모두 배우가 충당하고 있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션 때 필요한 메이크업, 헤어, 의상 등을 준비하는 비용 역시 본인이 부담하더라. 이 배우는 수입은 전혀 없지만 매달 활동비가 통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 배우는 활동비를 아끼기 위해 지하철, 버스를 타고 오디션을 보고 촬영을 가지만 매니저들의 교통비, 식사&접대비 등을 모두 지불하고 있다. 여전히 연예계 유력인사들과 소속사 간의 돈 거래도 존재한다. 다만 그 형식이 “빌리는 형태” 등으로 바뀌었지만 결국 차용증이 없거나 의미 없는 차용증만 존재할 뿐이다. 일부 소속사가 이런 형식으로 돈 로비를 한 다음 소속 배우들에게 충당하게 한다. 때문에 돈 없는 연예인 지망생이 스폰서를 잡거나, 술집에 나가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소속사는 왜 소속 배우를 연기 못하게 하나? 일부 소속사는 배우가 직접 오디션을 보고 출연을 확정지었지만 출연 계약서에 사인을 해주지 않은 경우도 있다. 혹은 다양한 조건을 내세워 출연 계약서를 작성한다. 소속사가 배우를 연기 못 하게 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지만 비일비재하다. 그 이유는 소속사에서 소속 배우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컨트롤하기 위해서다. 소속 배우가 스스로 출연 계약을 성사시킨다면 위에서 언급한 성 상납, 돈 거래 등 검은 뒷거래에 내세울 수가 없다. 배우가 스스로 출연을 위해 발 벗고 뛰는 것 자체가 소속사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이런 멍에를 짊어져야 하는 일부 신인 배우들은 꿈을 키워보지도 못하고 업계 관계자들에게 이용 당하고 짓밟히는 게 현실이다. 연예 관계자들은 “인정하긴 싫지만 실력 만으로 연예인이 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운 현실을 개탄했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