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이룬 것은 없다". 이봉주(39)가 15일 서울 도심 일원에서 열린 2009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를 통해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엘리트선수 자격으로는 마지막으로 풀코스 레이스를 가졌다. 19년 현역생활 동안 이미 39번(41회 도전)이나 풀코스를 완주했던 이봉주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 엘리트 마라톤사에 유례 없는 40회 주파에 성공했다. 이봉주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서 "마지막 레이스를 뛰고 나니 마음은 편하다"고 운을 뗀 후 "그동안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러 무리하지 않았다. 내 몸 상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을 통해 완주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질주한 이봉주는 "경기를 하면서 몸이 많이 풀렸던 것 같다"며 "생각보다 좋은 기록이 나왔기 때문에 마지막 레이스에 대해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날 이봉주는 2시간 16분 46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2000년 도쿄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최고기록과 지난해 같은 대회서 기록한 2시간 12분 27초에는 미치지 못하는 기록. 하지만 이봉주는 후회하지 않았다. 이봉주는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이 많지만 아직 훈련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지금처럼 운동해서는 안된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따끔하게 일갈했다. 또 지난 20여 년 간 마라토너를 하며 기억에 남는 레이스에 대해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보스턴 마라톤"이라며 "가장 아쉬웠던 대회는 시드니 올림픽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동안 선수생활에 대한 소회를 설명해 달라고 하자 이봉주는 머뭇거렸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썼기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만감이 교차한 모습이었다. 이봉주는 "마라토너로서 모든 기억들이 주마등화처럼 지나갔다"면서 "나 혼자 이 모든 것을 이룬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잘 할 수 있던 것은 팬들의 성원 덕분이다. 지금까지 보내주셨던 관심을 후배들에게 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한편 이봉주는 "선수생활을 마치기는 했지만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앞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한국 마라톤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