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29, LG)과 다르빗슈 유(23, 니혼햄)가 양보할 수 없는 맞대결에 나선다. 한국과 일본은 17일(한국시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승자전 선발로 좌완 봉중근과 우완 다르빗슈를 각각 내세운다고 예고했다. 1라운드에서만 이미 두 번이나 대결을 펼쳤던 한국과 일본은 이번에는 준결승 직행 티켓을 걸고 이번 대회에서만 세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됐다. 봉중근과 다르빗슈의 맞대결은 이미 한국과 일본 언론들로부터 예상됐다. 봉중근은 지난 9일 WBC 1라운드 A조 1위 결정전에 선발로 나와 5⅓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으로 무실점, 1-0 완봉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5만 여명이 꽉 들어찬 도쿄돔 마운드에서도 자신의 구위를 유감없이 보여준 봉중근은 박경완이 요구한 직구 위주의 볼패턴을 기본으로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특히 봉중근은 톱타자 스즈키 이치로(36, 시애틀)를 3타수 무안타로 처리, 출루를 원천 봉쇄했다. 이치로 타석 때 주심에게 항의를 하며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을 수행, 흐름을 완전히 장악한 채 경기를 시작하게 한 것도 봉중근이었다는 점에서 세 번째 대결도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일본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인 후루타 아쓰야 전 야쿠르트 감독은 봉중근의 투구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 다시 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일본 킬러'라는 수식어가 붙지 못하도록 다음 기회에는 꼭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르빗슈도 이미 정해져 있던 '마쓰자카-다르빗슈-이와쿠마' 로테이션에 따른 것이다. 다르빗슈는 일본대표팀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29, 보스턴)에 이은 또 하나의 에이스다. 지난 2005년 프로로 데뷔해 2006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쌓았다. 단순히 승수 뿐 아니라 구위 면에서 일본 내 최고 우완 투수로 손꼽히고 있다. 다르빗슈는 지난 2007년에는 15승 5패, 210탈삼진 1.82의 방어율로 그 해 최고 일본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거머쥐었다. 작년에도 16승 4패 1.88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150km대의 직구를 기본으로 탑재한 다르빗슈는 지난 5일 WBC 개막전이었던 중국전에 선발로 나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9일 한국전에서는 1이닝 동안 1안타 1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르빗슈는 우완투수임에도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들어가는 역회전 공이 상당히 위력적이었다는 평이다. 또 지난 16일 쿠바전을 마친 후에는 포수 조지마 겐지, 아베 신노스케 등과 함께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까지 직접 관전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줬다. letmeout@osen.co.kr 봉중근-다르빗슈 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