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미국의 이익 우선…WBC의 또 다른 모습
OSEN 기자
발행 2009.03.18 10: 04

미국의 이익이 우선인가. 두 번째 대회를 맞아 열전을 거듭하고 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보면 세계야구인들의 대제전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미국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의 이익에 따라 일그러진 WBC의 또 다른 모습이 놓여있다. 지난 해 2회 대회 대진일정을 놓고 말들이 많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5번이나 경기를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른바 패자부활전으로 불리우는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 때문이다. 그저 가능성만은 아니었다. 이미 한국과 일본은 도쿄 1라운드에서 두 차례 경기를 벌였다. 그리고 본선 2라운드에서도 같은 조로 편성되는 통해 또 다시 2경기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스즈키 이치로는 "이러다 한국과 일본이 결혼하는 편이 낫다"며 비아냥 거렸다. 마쓰자카 다이스케도 "너무 자주 상대한다"며 한국전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 이점은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과정을 살펴본다면 미국의 입김이 들어가 있다. 사실 정상적인 대진이라면 2라운드에서는 대륙별 1라운드 통과팀들을 나눠서 조합하는 것이 상식이다. 일본과 한국이 2라운드에서는 다른 조로 나뉘어야 하는데도 똑같이 묶는 통에 5경기를 벌일 수 있는 막장 대진이 나오게 됐다. 특히 2라운드 같은 조인 쿠바는 애꿎은 피해자가 되고 있다. 쿠바는 원래 지난 1회 대회 2라운드에서는 미국과 함께 같은 조로 편성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한국 일본이 속해있는 조로 바뀌었다. 세 팀은 지난 1회 대회 4강팀들이다. 걸끄러운 세 팀을 피하려는 미국의 속셈이 그대로 묻어난다. 대회수익을 극대화시키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미국은 주최국이기 때문에 관중동원을 위해서는 성적이 필요하다. 일본은 대회의 주요 스폰서 기업이 즐비하다. 대회조직위원회에는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는 돈줄이나 다름없다.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든 4강에 올라가는 게 대회수익을 위해서는 최선이다. 패자부활전 도입의 절대적인 이유이다. 이미 도쿄라운드에서 막대한 흥행수익은 입증됐다. 일본대표팀의 경기가 펼쳐진 도쿄돔에 5만 관중이 몰려들었고 중계권료만 해도 천문학적 금액이다. 여기에는 한일전이라는 흥행 호재가 두 번이나 끼어 있다. 한일전 중계를 맡은 공중파 아사히 TV의 시청률이 50%에 가까웠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는 알 수 있을 듯하다. 1회 대회 때는 같은 조 1,2위끼리 4강전을 벌이게 만들었던 미국이다. 그때도 한국과 일본은 세 경기나 벌이는 통에 비난 여론이 많았다. 2회 대회에서는 개선이 될 것으로 보았는데 내놓은 답안이 어처구니가 없는 5차례 격돌카드이다. 물론 한국에게도 만만치 않는 상금과 수익금이 주어지겠지만 대부분의 과실은 미국이 따먹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아도 도쿄 1라운드에서는 일본이 일정의 혜택을 누린 바 있다. 두 나라의 혜택을 보고 있자면 WBC의 존재이유가 퇴색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sunny@osen.co.kr 본선 2라운드가 펼쳐지고 있는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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