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을 거듭해온 한국의 아이돌, 어떻게 진화할까
OSEN 기자
발행 2009.03.18 10: 42

최근 한국 가요 시장은 그야말로 아이돌 그룹의 전성시대다. 각양각색의 매력으로 무장한 이들은 비단 무대 뿐 아니라 멤버 능력에 따라 MC, 드라마, 영화, 라디오 DJ 등 전 분야에 투입되며 무서운 속도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집단이 뿜어내는 막강한 매력에 매료되고 무대 밖에서는 멤버 개개인이 펼치는 끼에 사로잡힌다. 더욱이 해외로 나가 국위선양까지 하고 오니 기특하기도 하다. 동방신기, 빅뱅, SS501에 이어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까지 쉴 틈 없이 돌아가며 활동하는 이들의 활약에 아이돌 그룹의 시대는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하지만 이미 한국 가요계는 90년대 H.O.T., 젝스키스, SES, 핑클 등 아이돌 그룹 1세대 이후 침체기를 맞은 바 있다. 흥행에는 언제나 유사작이 따르게 마련이고 대중들은 비슷비슷한 포맷에 금방 싫증을 내고 말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소속사의 기획력 속에 새롭게 아이돌 시대가 꽃피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침체기를 맞을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부흥과 진화를 반복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과연 10년 후의 여성 아이돌 그룹은 어떤 모습일까. # 일본의 아이돌 이미 우리보다 10년 앞서 아이돌 그룹 시장을 선보인 일본을 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고정적인 팬클럽의 확보와 대물림으로 안정성을 갖춘 남자 아이돌 그룹 시장과 달리 유난히 부침이 심한 일본 여성 아이돌 그룹은 지금의 4세대가 있기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그 과정이 현재의 우리의 여성 아이돌 그룹이 보여온 경로와 유사하다. 일본의 경우 1970년대 핑크레이디, 야마구치 모모에 등 전설적인 1세대 아이돌 스타의 탄생을 시작으로 1980년대 마츠다 세이코, 나카모리 아키나, 코이즈미 쿄코 등 기획사가 만들어낸 상품형 2세대 아이돌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까지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들이 철저한 신비주의를 전략으로 대중들의 선망을 이끌어냈다면 80년 대 이후부터는 서민적이고 친숙한 아이돌 그룹 오냥코 클럽이 등장하며 예능 프로그램 내 3세대 아이돌 붐 시대를 열게 됐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중반 여성 아이돌 그룹의 침체기를 맞았고 또 한 번의 변화가 필요했던 일본 가요계는 신비주의형-대형 기획 상품형을 거쳐 현재의 4세대 밑바닥 검증형 아이돌을 새롭게 등장시켰다. 1990년 후반부터 등장한 모닝구 무스메 및 하로 프로젝트가 바로 이런 유형으로 오디션부터 트레이닝, 심지어 데뷔하기 위해 자신의 CD를 직접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혹한 미션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돌 그룹은 밑바닥부터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기회를 얻게 되고 팬들 또한 날로 발전하는 스타의 모습을 보면서 강한 유대 관계를 맺게 된다. 더 나아가 48인조 일본 여성 그룹 akb48은 오타쿠의 명소 아키하바라 소극장에서 매일 공연을 통해 검증을 거친 후에야 메이저 무대로 진출에 성공했다. # 한국의 아이돌 현재 한국의 경우,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등이 각종 예능 및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친숙한 모습을 어필하는 것이 일본의 80년대 3세대 시장과 유사하다. 대형 소속사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룹부터 시작해 다양한 루트를 공략해 대중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전략도 비슷한 부분이다. 반면 최근 일본 여성 아이돌 그룹은 이미 다시 침체기 조짐이 보이고 있어 또 다른 돌파구를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모닝구 무스메 소속사가 한일 최초 합작 오디션 '대 동경소녀'를 통해 한국인 멤버를 공개 모집하는 것도 새로운 루트 확보 중의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5세대 일본 여성 아이돌 그룹의 성공 전략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가늠할 수 없다. 한국 또한 비록 출발은 10년이 늦었지만 급속도로 성장해 온 2세대 여성 아이돌 그룹이 과연 일본의 과정을 답습하게 될 지 아니면 한국 특유의 문화를 형성해 오히려 일본 아이돌 시장까지 선도하게 될 지 그 결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happ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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