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쾌투' 봉중근, '일본 킬러' 우뚝…후루타 우려 현실화
OSEN 기자
발행 2009.03.18 15: 32

일본의 분석 야구에도 '봉타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봉중근(29. LG)이 최고 151km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너클 커브, 여기에 그동안 숨겨 왔던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조합하며 또다시 일본 타선을 봉쇄했다. 봉중근은 18일(한국 시간)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서 벌어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 일본 전에 선발로 등판, 5⅓이닝 동안 총 7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4강 선착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지난 9일 일본과의 아시아 1,2위 결정전서 5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빛을 발했던 LG의 '봉타나'가 새로운 '일본 킬러'가 되는 동시에 대표팀의 주축 좌완 선발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었다. 봉중근은 1회 선두 타자 스즈키 이치로(36. 시애틀)을 2루 땅볼로 일축한 뒤 가타오카 야쓰시(26. 세이부)에게 구속을 의도적으로 낮춘 직구 4개를 던져 1루 땅볼로 잡아냈다. 아오키 노리치카(27. 야쿠르트)를 볼넷으로 출루 시킨 이후에도 봉중근은 4번 타자 무라타 슈이치(29. 요코하마)에게 5구 째 높은 서클 체인지업(122km)을 구사하며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냈다. 2회에도 그는 선두 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6. 요미우리)를 8구까지 가는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탈삼진 1개 포함 후속타를 내주지 않으며 무실점으로 2회를 막아냈다. 특히 그동안 국내 리그서도 잘 구사하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꺼내 들며 일본 타자들의 분석을 보기 좋게 비웃는 투구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봉중근은 3회 선두 타자 이와무라 아키노리(30. 탬파베이)에 볼넷을 내준 봉중근은 바깥쪽 높은 직구(150km)로 이치로의 3루 땅볼을 유도한 뒤 가타오카에게 2구 째 체인지업(127km)을 던져 3루수 병살타를 이끌었다. 3회 내야수들의 좋은 수비 속에 무실점을 이어간 봉중근이었다. 3번 타자 아오키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봉중근은 무라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오가사와라에게 투수 앞 강습 안타를 내주며 4회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우치가와 세이이치(27. 요코하마)에게 2구 째 정가운데로 흐르는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하며 또 한 번의 산을 넘었다. 내야진을 믿고 과감한 투구를 펼친 봉중근의 대담함이 돋보였다. 5회 선두 타자 후쿠도메 교스케(32. 시카고 컵스)를 우전 안타, 조지마 겐지(33. 시애틀)을 좌전 안타로 내보내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은 봉중근은 이와무라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 1개를 쌓은 뒤 이치로의 2루 땅볼 때 아웃 카운트와 1점을 맞바꾸기는 했으나 가타오카에게서도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봉중근은 6회 선두 타자 아오키를 1루 땅볼로 막아낸 뒤 5⅓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이번 대회 자신의 두 번째 일본전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1,2회서 그동안 자주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까지 꺼내 보인 봉중근의 투구는 일본 전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실감케 하는, 그래서 더욱 빛을 발한 쾌투였다. '명 포수' 출신의 후루타 아쓰야 야쿠르트 전 감독은 지난 10일 를 통해 "봉중근이 '일본 킬러'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라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타자들도 자주 접하지 못했던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동시에 직구 구속을 다채롭게 바꿔가며 일본 타선을 움츠러 들게 한 '의사' 봉중근은 결코 자신이 '쉽지 않은 남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farinelli@osen.co.kr 샌디에이고=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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