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한국의 벽에 막혀 갈길 잃은 일본야구
OSEN 기자
발행 2009.03.18 15: 33

한국야구의 벽은 두텁고 높았다. 18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WBC 2라운드 한일전은 일본야구의 공한증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후반 패색이 짙은 가운데 일본 덕아웃의 모습은 침울했다. 일본야구의 자존심인 스즈키 이치로도 낭패감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한국을 난공불락의 높은 벽으로 느끼는 모습들이었다. 일본은 이번 2회 WBC대회를 맞아 설욕의지가 남달랐다. 1회 대회는 한국에게 어렵사리 4강전에 이기고 우승을 했지만 앞서 한국에 당한 2패가 찜찜했다. 더욱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한국에게 2번이나 완패를 당해 노메달의 굴욕을 당했다. 때문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무시무시한 브랜드를 내걸고 설욕을 노렸다. 이치로와 마쓰자카를 비롯해 5명의 메이저리거들이 참여했고 모두 일본리그의 특급선수들로 구성했다. 역대 최강의 멤버라는 평가를 받았다. 위세를 몰아 도쿄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을 14-2 콜드승으로 제압할 때까지만 해도 공한증을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한국의 벽은 두터웠다. 도쿄 라운드 1위 결정전에서 막강한 타력이 한국마운드에 막혀 0-1로 완봉패를 당했다. 이번에는 한국을 완벽하게 꺾을 것으로 믿었던 일본은 충격이었다. 2라운드에서 쿠바를 가볍게 6-0으로 제압하고 한국과 4강 우선티켓을 놓고 3차전을 별렀다. 일본의 에이스 다르빗슈를 앞세워 제압에 나섰지만 한국의 타선에 초반 3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승기를 잡은 한국 마운드는 일본타자들에게 난공불락이었다. 새로운 일본킬러로 떠오른 봉중근 공략에 실패했고 뒤에 등판한 윤석민도 강속구와 예리한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김광현까지 등판시켜 오가사와라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강력한 압박을 계속했다. 특히 일본은 정밀함을 자랑하던 마운드가 볼넷으로 무너졌다. 8회말 일본 불펜투수들이 무려 볼넷 4개를 내주는 나약성을 보여주었다. 최고의 선수를 꾸린 일본이 약체라고 평가받은 한국에게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날 패배로 일본은 프로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참가한 시드니올림픽 이후 한국전에서 3승8패의 열세에 몰려있다. 일본은 패자부활전으로 떨어져 19일 쿠바를 이겨야 4강에 오를 수 있다. 지면 탈락이다. 다르빗슈와 마쓰자카는 등판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도 아직은 안심할 수는 없다. 일본이 쿠바를 제압한다면 다시 2라운드 1위를 놓고 재격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날 일본야구는 한국야구의 벽에 부딪혀 갈길을 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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