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김인식 감독은 '욕심쟁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인식 감독은 18일 일본전 타순을 짜면서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엿보였다. 톱타자 이종욱을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용규를 첨병으로 내세웠다. 또 16일 멕시코전에서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를 친 고영민 대신 정근우를 선발 2루수로 출전시켰다. 그래도 공격에선 정근우가 낫다는 판단에서다. 우익수에도 찬스에 강한 이진영을 투입했다. 이는 수비보다 공격에 주안점을 둔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김 감독이 수비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짤 것으로 예상했다. 팽팽한 승부가 전망되는 일본전에선 작은 실수 하나가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특히 9일 일본과의 1라운드 순위 결정전에서 1-0의 피 말리는 경기를 펼친 한국으로선 수비강화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이런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공격 쪽에 비중을 둔 타순을 짰다. 대단한 '배짱'이었다. 수비위주의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지 않고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전 경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김인식 감독의 의중은 보기 좋게 맞아 떨어졌다. 이 경기의 승부를 가른 1회말 한국의 3득점은 톱타자 이용규의 재치있는 타격과 빠른 발, 정근우의 팀 배팅, 그리고 이진영의 결정타로 이뤄졌다. 김인식 감독이 공격위주의 타순을 짜면서 요소요소에 박아 놓은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제몫을 해낸 것이다. 한국이 예상외로 강하게 몰아붙이자 주눅이 든 것은 오히려 일본이었다. 컴퓨터 제구력을 자랑하는 일본 선발 다르빗슈는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어깨가 오그라들었다. 김인식 감독은 초반 3득점을 올리자 곧바로 팀 체제를 수비위주로 재편했다. 정근우 대신 고영민을 넣었고, 김현수를 빼고 이종욱을 투입했다.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김인식 감독의 끝없는 욕심, 그것은 과욕이 아니고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