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 문건 의문점 3가지, 갈수록 미궁
OSEN 기자
발행 2009.03.19 09: 56

故 장자연이 생전 남겼다는 문건이 베일을 벗었지만 오히려 사건은 미궁으로 치닫고 있다. 문건 내용의 진위 여부는 둘째치더라도 문건의 유출과정, 총 문건 장수, 문건 작성 이유 등은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은 채 속시원히 밝혀진 게 없기 때문이다. 장자연 문건, 어떻게 유출됐나? 장자연 문건의 소유자였고 전 매니저였던 유장호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AW컨벤션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사에 문건을 전달한 적 없다. 문건은 유족과 지인이 보는 자리에서 전부 소각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건 사본이 KBS 뉴스9와 일부 언론사를 통해 공개돼 유출 과정이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유출 경위를 둘러싼 문제가 불거지자 KBS 뉴스 9는 18일 문건 입수 경위를 밝혔다. KBS는 “13일(장자연 문건 첫 보도 일시) 오후 5시 30분경 전 매니저 유장호씨(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기획사 앞 복도에서 100L 분량의 쓰레기 봉투를 발견했고 봉투 맨 윗부분에서 문건이 나왔다. 이 문건은 젖어 있었는지 다 타지 않고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현장을 다시 찾은 KBS 취재진은 쓰레기봉투 밑 부분에서 갈기갈기 찢겨 있는 다른 사보을 입수했다. 6시간 복구 결과 문건은 4장이었으며 2월 28일 장씨가 작성한 문건의 사본으로 추정된다. KBS는 “문서 입수에 도움을 준 외부인은 아무도 없었다”고 확실히 했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 중인 분당 경찰서 측은 “KBS가 쓰레기 봉투에서 불 탄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확인한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게다가 KBS 뿐만 아니라 노컷뉴스 등 일부 매체에서 보도된 문건의 유출 경로도 의문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노컷 뉴스 등에서 문건을 입수한 과정은 당시 함께 있던 타사 기자의 증언으로 신뢰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누군가가 문건을 언론에 의도적으로 유출시켰지만 아직까지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장자연 문건, 총 몇장인가? 문건이 총 몇장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분당 경찰서 측은 “KBS 측으로부터 총 4장의 문건을 받았고 여분의 문건이 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밝혔다. KBS 측도 13일, 14일 공개한 문건이 총 4장이었음을 확인시켰고 이는 2월 28일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장호 대표는 8일 고인의 빈소에서 기자들을 만나 “2월 28일과 3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총 6장의 심경고백서를 작성했다. 4장을 먼저 작성한 뒤 2장을 추후 작성, 총 6장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자연 유족은 유씨가 보여준 문건이 총 7장이라고 밝히며 그중 5장은 고인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2장은 다른 연예인에 대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유씨 역시 17일 병실에서 기자들에게 “문건은 총 7건이며 4장은 형사 고발을 위한 진술서고 3장은 나에게 쓴 편지였다. 원본과 복사본 등 총 문건은 18장이고 유족이 보는 앞에서 모두 태웠다”고 진술해 처음 자신의 진술을 번복한 결과를 가져왔다. 장자연 문건, 왜 만들어졌나? 무엇보다도 고인이 문건을 왜 작성했는지가 의문이다. 유씨와 고인의 지인들은 소속사 이적을 위한 형사 고발을 준비 문건이라고 주장했고 이같은 주장에는 상당한 무게가 실려 있다. 문서마다 주민번호와 지장이 찍혀 있고 피해사례 위주라는 점에서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유씨가 18일 기자 회견을 통해 “문건 작성을 강요한 적 없다”고 발혔음에도 불구하고 문건을 작성하도록 강요했다는 추측도 불거지고 있다. 유씨는 장자연 소속사 대표 김모씨와 소송건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김씨 소속사 여배우 2명과 함께 독립했으며 이중 한명은 김씨와 형사 소송 중에 있다. 이 과정에서 유씨와 김씨의 사이가 틀어졌다. 또 고인과 유씨의 지인들은 “두 사람이 그런 민감한 내용을 공유할 정도로 절친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때문에 문건이 소속사 이전을 위한 고인의 자필 문서라도 유씨의 회유와 설득, 건의 등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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