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K리거들, 왜 중국으로 떠나나?
OSEN 기자
발행 2009.03.20 10: 48

'테리우스' 안정환(33)의 다롄 스더행이 20일 확정됐다. 안정환에 앞서 이미 김은중(30) 심재원(32)이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중국리그가 베테랑 K리거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K리그의 베테랑들이 중국행을 감행하고 있는 것은 역시 한국 프로축구를 흔들고 있는 경제 위기가 원인이다. 팀 재정이 30% 가까이 깎인 구단들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들의 연봉을 충족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FA 자격을 획득해도 이적료가 발생하는 것이 또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FC 서울과 재계약이 불발된 김은중이 신생팀 강원 FC와 입단 협상을 벌여 메디컬 테스트까지 통과했음에도 끝내 입단에 실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선수들이 해외진출로 시선을 돌린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올 시즌 많은 선수들이 일본 프로축구 J리그를 포함해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역시 해외 진출 시에는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국내 이적 규정의 괴리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에 진출한 조원희,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교토 퍼플상가로 입단한 이정수 그리고 J2리그로 강등된 콘사돌레 삿포로를 선택한 조성환 등은 각각 자신의 현실과 이상에 맞는 선택을 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재빠른 결단을 내리지 못한 선수들이다. 일찌감치 부산과 입단 협상을 접은 안정환은 미국행, 호주행 등이 거론됐지만 끝내 입단에는 실패했다. 잠시 일본으로 건너갔던 김은중도 마찬가지다. 국내 선수 등록 시한을 넘긴 선수들은 잔류도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반면 몸값을 낮춰 이적을 감행한다면 중국행은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분위기다. 아직 개막전을 치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쿼터제의 적용을 받아 중국의 선수와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계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중국이 이제는 베테랑들의 희망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stylelomo@osen.co.kr 김은중-안정환-심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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