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김현수, '선제타'로 만능타자 입증
OSEN 기자
발행 2009.03.20 13: 54

역전패로 빛을 잃었으나 분명 가능성을 확인하기는 충분한 방망이였다. 김현수(21. 두산)가 선취타를 터뜨리며 2009시즌을 앞두고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는 20일(한국 시간)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서 벌어진 일본과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 1조 1,2위 결정전서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 1회 1타점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은 2-6으로 패했으나 선제 타점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1회말 정근우(27. SK)의 중전 안타, 이용규(24. KIA)의 3루 희생 번트로 만들어진 1사 2루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상대 선발 우쓰미 데쓰야(27. 요미우리)의 2구 째 바깥쪽 직구(142km)를 밀어쳐 1타점 인정 2루타를 만들어냈다. 밀어친 타격이었음에도 장타가 확실해 보였던 빨랫줄 같은 타구로 이는 귀중한 선제점이 되었다. 3회 1사 1루서 우쓰미의 7구 슬라이더(126km)를 당겨쳤으나 1루수 무라타 슈이치(29. 요코하마)의 호수비로 1루 땅볼에 그쳤던 김현수는 6회 선두 타자로 나서 고마쓰 사토시(28. 오릭스)의 4구 째 직구(142km)를 그대로 당겨 쳤다. 우익수 스즈키 이치로(36. 시애틀)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간 플라이 타구가 되었으나 힘이 실린 아쉬운 타구였다. 2-5로 뒤진 8회 1사 3루서 김현수는 엉덩이가 빠지는 스윙으로 투수 앞 땅볼에 그치며 아쉬움을 더했다. 김현수는 지난해와 달라진 타격폼으로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시범경기서 두산 선수단을 지도하는 와중에서도 WBC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은 "상체 스윙도 그렇지만 스탠스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김)현수가 크로스 스탠스로 안타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오픈 스탠스로 조금 더 힘을 싣는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김현수의 타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현수의 모든 안타를 보면 타격폼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임팩트 순간 왼손에 힘을 주는 동시에 팔로 스윙서 방망이를 놓치 않으며 힘을 싣는 데 주목했고 왼발 또한 마운드를 향한 오픈 스탠스를 잡았다. 그저 박수를 치는 듯한 컨택 스윙이 아니라 맞은 후에도 방망이를 앞으로 끌며 타구에 힘을 더한 타격이다. 쉬는 시간 즐겨 보는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등 또래 선수들처럼 재기발랄한 모습을 보이는 김현수지만 야구에 관해서는 늘 진지하다. 김현수는 대회 개막 전 "스윙 궤적을 줄이며 힘의 집중도를 높이고자 한다. 그러나 대표팀서의 내 임무가 장타보다는 안타인 만큼 큰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라며 개인적인 욕심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불과 몇 달 만에 새 타격폼에 적응하며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타자로 자라나고 있는 김현수. 아직 타석에 설 시간이 훨씬 더 많은 그에게 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샌디에이고=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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