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마운드의 무게중심이 바뀌었다. 예상을 뒤엎고 2연속 WBC 4강의 쾌거를 이룬 원동력은 마운드에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무게중심은 기대했던 원투펀치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이 아니었다. 봉중근(LG)과 윤석민(KIA)이 대표팀의 기둥투수로 발돋음했다. 한국으로서는 값진 수확이다. 마운드 무게중심의 외연이 넓어진 것이다. 봉중근은 이번 대회가 나은 최고의 스타로 손색이 없다. 일본과의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새로운 일본킬러로 우뚝 섰다. 원래 좌완 미들맨 보직을 맡았던 봉중근은 도쿄 1라운드 1위 결정전에 선발 자원등판, 일본을 5⅓이닝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라운드에서도 등판해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연승을 이끌었다. 150km짜리 강속구, 체인지업, 완급피칭으로 일본의 강타선을 잠재웠다. 그동안 일본킬러로 활약해온 김광현 공략법에만 골몰했던 일본타자들은 봉중근에게 속수무책 당했다. 안중근 의사를 패러디한 봉중근 의사라는 별칭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윤석민은 마당쇠로 활용되고 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맹활약하고 있다. 원래 도쿄 1라운드에서는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선발투수 트리오에 포함됐다. 세 번째 경기 선발투수로 내정됐다. 1라운드 승자승 대결에서 일본에 지는 바람에 상대가 중국으로 바뀌었으나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2라운드에서는 미들맨으로 변신했다. 첫 상대인 멕시코전에 5번째 투수로 등판해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아울러 일본전에서도 봉중근에 이어 6회 등판, 2⅓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3경기 9⅔이닝 방어율 제로이다. 150km짜리 직구와 현란한 변화구로 상대를 솎아내며 정현욱과 함께 방어율 제로 미들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더욱이 베네수엘라와의 4강전 선발출격의 특명을 받았다. 류현진의 출격이 예상됐는데 윤석민의 차지가 됐다. 베네수엘라의 강타선을 요리할 수 있는 유일한 투수로 지목받은 것이다. 봉중근은 한국이 베네수엘라를 넘는다면 결승전 출격이 예상된다. 결승전 상대가 일본이라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4강으로 이끈 봉중근 윤석민으로 바뀐 대표팀의 무게중심이 두터운 믿음을 주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