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최명길 박상원 전인화 등 중견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가운데 국내 극장가에서도 연륜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관록을 지닌 중견 배우들의 연기폭풍이 불고 있어 화제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연기 영역을 넓혀온 배우 문성근은 그간의 지적이고 냉철한 이미지를 완전히 뒤 엎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스크린 앞에 섰다. 영화 ‘실종’에서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골의 촌부이지만 내면에는 인간의 잔인한 동물적인 본능이 뿜어져 나오는 희대의 연쇄살인마 판곤으로 분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연쇄살인마 역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오랜 연기 생활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과 연륜이 붙어나는 연기 노하우로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인 문성근은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와 상대 배우들까지도 긴장하며 촬영하게 할 정도로 서늘한 살인마의 기운을 느끼게 했다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사업가로 변신했던 중견 연기자 김영애는 영화 ‘애자’로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주목을 받았다. ‘애자’는 방송국 작가 생활을 그만두고 소설가를 꿈꾸는 서른 살의 애자가 죽음을 앞둔 엄마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겪는 성장 영화이다. 김영애는 극중에서 애자(최강희 분)의 엄마 영희 역에 캐스팅 됐다. 꼬장꼬장하고 억척스러운 동물 병원 원장으로 최강희 못지 않는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중년의 파워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영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에 캐스팅되며 24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서 배우 차화연도 있다. 차화연은 극중 주인공 요한(고수 분)의 엄마 서해영으로 출연해 살인사건에 휘말려 남편을 잃은 뒤 하나 뿐인 아들과도 생이별하며 살아가는 비운의 연기를 연기한다. 이처럼 올해는 중견 배우들이 겉으로 보이는 연기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맡은 인물의 내면과 살아온 역사까지 표현해 내는 관록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중년 관객뿐만 아니라 젊은 영화 팬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