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한국야구, '고추장 프로야구'로 세계 최고가 되다
OSEN 기자
발행 2009.03.22 13: 38

한국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고추장의 매운맛을 톡톡히 과시했다. 한국야구가 세계 최고라는 미국 메이저리그 특급 스타들이 대거 참가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토종 고추장 야구’로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1라운드서부터 파죽지세로 승수장구하던 한국은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전에서 투타 압도로 완승(10-2)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야구가 이처럼 세계무대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야구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한국은 이번 대회에 빅리거는 단 한명 추신수(클리블랜드) 뿐이었다. 또 한명의 해외파인 임창용(야쿠르트)이 있었지만 임창용도 국내무대를 거친 토종과 다름 없다. 그야말로 순수 국내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야구는 프로야구 역사가 27년이다. 하지만 100년이 넘는 미국은 물론 세계 2위라는 일본, 그리고 메이저리거들을 다수 배출한 남미의 강호들까지 줄줄이 넘어트리고 있다. 짧은 기간에 한국야구가 세계적 강호로 우뚝 솟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내 프로야구 수준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역사는 짧지만 선진야구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개발한 것이 이번 대회에서 빛을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가 비약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1998년부터 도입한 외국인 제도를 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한 물 간 선수들이 수입됐지만 파워있는 야구를 배울 수 있었다. 국내 구단들의 용병 수입 경쟁으로 갈수록 수준급의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국내 선수들의 수준도 덩달아 업그레이드됐다.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 수준급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아니면 한국무대에서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한국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졌다. 미국 마이너리그 최고 수준인 트리플A에서 호성적을 낸 외국인 선수들도 한국무대에서 성공을 보장 못할 정도이다. 일본 프로야구와 용병 수준이 대등할 정도로 한국야구의 수준이 빠르게 향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또 한 가지 한국 프로야구 성장의 밑거름은 해외파 선수들의 복귀이다. 아마추어였던 고교시절 최고 선수로 인정받아 미국 무대로 건너갔던 선수들이 하나 둘 씩 복귀하면서 한국야구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됐다. 더욱이 해외파 선수들이 복귀 초반에 한국 무대에서 부진한 성적을 올리는 등 고전하면서 국내파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배가 됐다. 메이저리그 출신과의 대결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국내파 선수들에게 자리잡은 것이다. 그 자신감은 세계야구의 경연장인 WBC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상대가 빅리그 간판스타들이라고 해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며 한국을 결승전으로 이끈 것이다. 여기에 겁 없는 신세대들의 자신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김태균(한화), 이대호(롯데) 등 20대 선수들은 세계청소년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 이미 최고임을 증명했던 선수들이다.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전혀 떨지 말고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 그리고 지도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선진야구 공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한국야구 성장의 디딤돌이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이제 한국야구,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를 ‘변방 리그’로 평할 세계인은 없다. 그동안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많은 야구인들의 가슴을 뿌듯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WBC 출전 한국 대표팀이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