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더라도 벤치에서 열심히 응원해야 한다. 내가 잘 하더라도 팀이 지면 무슨 소용있냐".
지난 22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이대호(27, 롯데)가 던진 말이다. 감기 몸살을 앓아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대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자신보다 팀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3할6푼 25타수 9안타 3홈런 10타점 5득점으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대 이하. 타격 부진보다 감기 몸살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오랜만에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은 그의 얼굴은 어느때보다 밝았다. 그는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뒤 "저 아직 살아 있어요. 죽지 않았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5번 지명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팀의 10-2 승리에 공헌했다. 1회 무사 만루서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정근우를 홈으로 불러들인 이대호는 4회 2루수 앞 땅볼, 6회 우전 안타를 터트리며 두 번째 타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에서 베네수엘라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선발 윤석민(23, KIA), 홈런을 터트린 추신수(클리블랜드)과 김태균(한화)이 승리의 주역이라면 이대호는 숨은 공신이라고 표현해도 적절할 듯 하다.
컨디션을 회복한 이대호가 결승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베이징 신화를 재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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