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이 다음 달 1일 북한전에 나설 22인의 엔트리를 발표할 때 장내에는 탄성이 이어졌다.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바로 '번외지명' 출신의 무명에서 스타로 성장한 배기종(26, 수원)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23일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기종을 선발한 이유에 대해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이기에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배기종을 북한전에서 나설 킬러로 낙점했다는 이야기다.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은 아니다. 지난 2006년 드래프트를 통해 대전 시티즌에 입단해 맹활약을 펼친 뒤 수원으로 이적한 배기종은 지난해 수원의 2관왕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다. 더군다나 대표팀의 해결사 이근호가 해외 진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배기종의 선발은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허정무 감독은 "배기종은 활력이 좋은 선수다. 상대를 등지고 있는 상황, 문전으로 파고들면서 단번에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매번 그럴 수는 없지만 순간적인 돌파 능력,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배기종이 과연 대표팀에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다. 그동안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대표팀에서는 그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던 선수들도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허정무 감독의 고민이기도 하다. 일단 허정무 감독은 2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라크전의 결과에 따라 북한전 기용을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무명의 설움을 떨치는 데 성공했던 배기종이 이제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까지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