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의 유능한 선수를 잃어버릴 수는 없었다".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1일 북한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5차전에 출전할 22명의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선수는 바로 수비수 황재원이었다. 황재원이 지난해 2월 미스코리아 출신 여자 친구와 갈등 파문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면서 도덕적으로 큰 흠결이 간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해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에서 선수 본인의 과오가 명확하지도 않은데 선발하지 않는다면 유능한 선수를 잃어버리는 잘못이라고 생각했다"고 황재원의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허정무 감독의 황재원 선발은 실리적인 선택이기도 했다. 바로 조용형의 부상으로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된 수비 라인의 수혈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대표팀의 수비 라인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일년 여 동안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제공권, 경기 경험 등에서 뛰어난 황재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한 황재원이 지난 18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북한의 스트라이커 정대세를 꽁꽁 묶었다는 사실도 그를 선발한 이유로 보인다. 허정무 감독은 황재원의 발탁이 정대세 봉쇄를 위한 포석이냐는 질문에 "북한은 정대세를 정점으로 홍영조, 문인국이 공격을 펼치는 형태에 변화가 없었다"면서 "이정수, 강민수 등 기존의 중앙 수비수들과 경쟁을 황재원이 극복하느냐에 따라 출전을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