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5타수 1안타’ 이치로, 여전한 ‘땅볼왕’
OSEN 기자
발행 2009.03.23 12: 25

일본의 간판 스타 이치로(시애틀)가 여전히 ‘땅볼왕’의 굴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치로는 23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WBC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일본이 9-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치로는 마지막 타석에서 적시타로 우전안타를 쳐 간신히 체면을 세웠지만 타격 부진은 여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 연속 200안타 이상을 기록하며 ‘안타 제조기’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치로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좀처럼 외야로 공을 날려보내지 못한 채 내야 땅볼타구를 양산, 일본 언론으로부터도 ‘땅볼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붙는 치욕을 맛보고 있다. 이날도 이치로의 ‘땅볼 연속’은 계속됐다.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톱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치로는 1회에는 2루 땅볼로 물러났다. 2번째 타석인 3회에는 3루 기습번트 타구를 날린 뒤 전력질주, 미국 3루수 데이빗 라이트(뉴욕 메츠)의 악송구 에러로 간신히 출루했다. 4회 동료들이 역전무드로 돌입, 안타를 몰아칠 때도 이치로만은 예외였다. 3루 땅볼에 그치며 안타를 만을어내지 못했다. 6회에도 1루 땅볼로 물러난데 이어 8회 2사 2루에서는 우전안타를 쳐 간신히 체면을 살렸다. 이번 대회 타율은 38타수 8안타로 2할1푼1리를 마크하고 있다. 2라운드 쿠바와의 패자부활전서 2루타 포함 2안타로 살아나는 듯했던 이치로는 2라운드 순위결정전에서 한국의 봉중근에게 막혀 땅볼 3개를 때린 뒤 마지막 타석서 간신히 안타 하나를 만들었다. 이치로의 부진이 계속되자 일본의 ‘미스터 쓴소리’ 노무라 라쿠텐 감독을 비롯해 일본 일부 언론에서는 ‘이치로를 빼야 한다’는 비난이 나올 정도이다. 때문에 계속된 이치로의 땅볼 양산에 한국과의 최후의 결전을 남겨 놓고 있는 일본 하라 감독도 이치로의 기용 여부를 놓고 고민하게 생겼다. 한국으로서는 이치로의 부진이 반갑지만 도쿄돔에서 첫 대결할 때처럼 한국전에서만 유독 강한 면을 보인 이치로가 톱타자로 출전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때문에 끝까지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선수가 이치로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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