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이라는 예기치 않은 변수가 메이저리거들을 무릎 꿇게 했다. 탁월한 힘과 개인 기량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거들로 선수단을 구축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모두 실책으로 인해 패퇴하고 말았다. 미국은 23일(한국 시간) 일본과의 WBC 4강 전서 4회 브라이언 로버츠가 저지른 실책을 이겨내지 못하고 4-9로 패했다. 전날 실책 5개를 저지르며 한국에 2-10으로 대패한 베네수엘라에 이어 단기전서 '수비력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려주는 경기가 되었다. 1회초 선두타자 솔로포로 기세를 올렸던 브라이언 로버츠(32. 볼티모어)의 4회 실책은 너무도 뼈아팠다. 로버츠는 4회말 무사 1,2루서 후쿠도메 교스케(31. 시카고 컵스)의 2루 땅볼 성 타구를 놓치며 2-2 동점 허용의 장본인이 되었고 이는 4회 5실점으로 이어졌다. 마치 22일의 바비 아브레우(35. LA 에인절스)를 보는 듯 했다. 아브레우 또한 1회초 정근우(27. SK)의 플라이성 타구를 어이 없이 놓치며 득점 찬스를 내줬고 이는 김현수(21. 두산)의 선제 적시타, 추신수(27. 클리블랜드)의 쐐기 중월 스리런까지 이어지는 단초를 제공했다. 베네수엘라는 22일 경기서 총 5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대패, 4강에 올랐다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좌익수 자리가 익숙했으나 우익수로 출장한 애덤 던(30. 워싱턴)의 안일한 수비 또한 아쉬웠다. 4회 이와무라 아키노리(30. 탬파베이)의 우익수 방면 타구 때 중견수 쪽으로 붙은 시프트를 구축했다가 3루까지 타자 주자를 진루시켰다. 뉴욕 양키스의 스타 플레이어 데릭 지터(37) 또한 8회 가와사키 무네노리(29. 소프트뱅크)의 유격수 땅볼 후 높은 송구로 인해 가와사키의 출루를 허용했다. 미국 또한 8회초 마크 데 로사(34. 클리블랜드)의 좌익선상 타구 때 좌익수 아오키 노리치카(27. 야쿠르트)의 실책으로 인해 4-6까지 추격하는 기회를 잡아냈다. 후속타 불발로 인해 패배에 그쳤으나 아오키가 타구를 쫓아가는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는 행운이 따랐다. 한 번의 패배가 탈락으로 직결되는 단기전서 '지키는 야구'는 더욱 중요하다. 특히 단 하나의 실책이 마운드의 투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탄탄한 수비력의 필요성은 단기전 승부서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다. 24일 세계 야구의 정상을 놓고 자웅을 겨룰 한국과 일본의 경기 또한 '수비 대결'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기대된다. farinelli@osen.co.kr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 일본-미국 경기가 23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다. 4회말 미국의 선발 오스월트가 5실점 하자 내야진이 마운드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