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얻은 '의사'라는 별명이 맞아 떨어지는 수훈이었다. 봉중근(29. LG)이 심판 판정의 열세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분투하며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봉중근은 24일(한국 시간) LA 다저 스타디움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일본과의 결승전서 스트라이크 존을 걸치는 공이 볼 판정을 받고 3회 수비 실책이 벌어지는 불운 속에도 4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 속에 6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3개) 1실점(비자책) 투구를 펼쳤다. 한국이 연장까지 가는 끝에 3-5로 패했고 이전까지 보여준 일본전 2연승의 쾌투와는 거리가 있었으나 그는 분명 마지막까지 제 몫을 했다. 봉중근의 이번 WBC 성적은 4경기(선발 3경기)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0.51로 탁월했다. 지난 6일 대만과의 1라운드 첫 경기서 묵직한 직구로 불을 뿜은 봉중근은 9일 일본과의 A조 1,2위 결정전서 5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1-0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18일 2라운드 1조 경기서도 봉중근은 5⅓이닝 3피안타 1실점의 노련한 투구로 일본전 2연승을 내달렸다. 최고 151km에 달한 그의 묵직한 직구는 불을 뿜으며 포수 미트를 향했고 범타와 삼진이 속출했다. 태극 마크가 잘 어울리는 투철한 자긍심을 지닌 봉중근의 투구는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충분했다. "1회 대회서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이번에는 내 본모습을 보여주며 팀을 위해 활약하겠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던 봉중근. 비록 3연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으나 국가의 부름에 달려나가 분투한 그의 노력과 재능은 마지막까지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우기 충분했다. 봉중근은 지난해 말 예비 엔트리 포함에 대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있다는 자체가 내게는 영광이다. 베이징 올림픽서 제 몫을 못했기에 내 실력으로 뽑힐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뽑힌다면 열과 성을 다하겠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날개를 접었던 미국서 다시 화려한 피칭을 보여준 봉중근의 2009시즌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상을 가리는 한국-일본의 결승전 경기가 24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한국은 일본과 예선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4번을 맞붙어 2승2패로 5번째 대결에서 진정한 승부를 가리게 됐다. 4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봉중근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로스앤젤레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