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한국야구가 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결승서 아깝게 일본에 연장혈투 끝에 3-5로 패했지만 세계속에 한국야구의 우수함을 알렸다. 2회 연속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린 한국야구는 아시아 야구 변방에서 이제는 당당히 세계 야구 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최고 무대라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뛰고 있지 않지만 탄탄한 한국 프로야구의 숨은 실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하지만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현안이 돔구장 건설 및 지방 구장 현대화 등 야구 인프라 구축과 저변확대이다. ▲야구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 한국야구가 세계 정상급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꽃피운 장미와 같다. 한국야구를 경험한 외국인 선수들은 한결 같이 지방구장의 열악한 수준에 혀를 내두른다. 라커룸 등 선수들을 위한 편의 시설은 물론 불편한 관중시설에 놀란다. 현재 프로야구가 열리고 있는 대구, 광주, 대전의 야구장들은 50년 이상된 노후 시설들이다. 관중석도 1만석이 조금 넘을 뿐 편의 시설은 태부족이다. 프로야구를 치르는 경기장으로는 수준미달이다. 하루 빨리 새로운 구장을 건립해야 한다. 여기에 WBC 등 국제 대회를 치르려면 전천후 야구시설은 물론 복합문화시설인 돔구장도 만들어야 한다. 분위기는 조성됐다. 한국야구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세계 강호의 입지를 굳힌 현 시점이 야구 인프라 확충의 기회이다. 야구 만큼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스포츠 종목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제활성화의 한 차원으로 야구장 건설도 고려해볼만 하다. ▲저변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지금은 한국야구가 호성적을 내고 있지만 미래가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좀처럼 늘고 있지 않는 야구 저변 때문이다. 해외 언론들은 고교야구팀 숫자가 60개도 안되는 한국이 이처럼 세계 강호로 우뚝 선 것은 믿지 못할 일이라고 감탄한다. 그러나 한국 야구계로서는 이 칭찬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에도 늘어나지 않고 있는 고교야구팀수를 하루 빨리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의 젖줄로 한국야구 발전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고교야구 뿐만아니라 유소년 야구도 탄탄하게 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야구를 즐기면서 기대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틀야구장도 대거 확충해야 한다. 유소년 야구와 고교야구가 발전해 아마야구의 근간이 탄탄해지면 프로야구도 더욱 발전을 꾀할 수 있다. 현재 8개 구단 체제인 프로야구가 10개구단 나아가 12개 구단으로 늘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현재의 적자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수익구조 개선이 선결과제이다. 야구장 장기임대 등을 통한 프로구단들이 수익사업을 꾀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WBC 호성적에 안주하지 말고 현재의 인기를 한국야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할 시점이다. 모든 한국 야구인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 프로야구단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 등이 힘을 모아 ‘세계적 보물’로 탄생한 한국야구를 발전시켜야 한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