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극 '꽃보다 남자'와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은 닮은 꼴 드라마다. 똑같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지만 시청률은 30%를 웃돌며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저질 드라마라는 비난 속에 시청자 짜증을 먹고 사는 '아내의 유혹'은 SBS의 효자 상품으로 손꼽힌다. 사장이 특별 격려차 촬영장을 방문했고 당연히 연장 방영에 들어간다. SBS가 온갖 원성을 무시하게 만드는 배경은 바로 든든한 시청률이다.
'아내의 유혹'은 24일 방송분이 AGB닐슨 조사결과 전국 시청률 30%를 기록했다. 한동안 KBS 일일드라마의 위세에 눌려 꼼짝을 못했던 SBS로서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웃을 정도로 기쁠 일이다. '조강지처클럽' 등 불륜 전문 드라마로 주말극 시장을 장악했던 SBS가 이번에는 일일극 불륜으로 시청률 띄우기에 성공한 셈이다.
일본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KBS '꽃보다 남자'는 불륜이 아닌 폭력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민호 구혜선 김범 등 출연진이 드라마 인기를 발판삼아 톱스타 대열에 올라섰고 시청률도 이날 30.3%로 전체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18일 '꽃남'에 대해서는 "학교 폭력 등 지나친 폭력 묘사와 함께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아유'도 "불륜 묘사와 함께 과도한 고성과 욕설, 폭력 등의 내용이 가족 시청 시간대에 방송됐다"며 경고 조치를 내렸다.
경고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방송을 내야하고 3년마다 실시하는 방송사 재허가 심사 때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방통심의위의 중징계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시청률에 목을 매는 방송국 입장에서는 방통심의위의 솜방망이 공갈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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