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유영구 총재, "죄 짓는 심정으로 관전했다"
OSEN 기자
발행 2009.03.26 01: 27

"죄를 짓는 심정으로 WBC 경기를 지켜봤다". 새롭게 한국프로야구 수장이 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유영구 총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25일 대표팀과 함께 입국한 유 총재는 인천공항 2층에서 가진 WBC 준우승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의 노고를 치하한 후 아쉬움을 함께 전했다. 유 총재는 모두 발언에서 "성원해 준 야구팬들에게 감사한다. 김인식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선수단에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면서도 "풍요로운 시설과 막대한 지원 속에서 얻은 우승보다 훨씬 값진 준우승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쿄돔에서 가진 1라운드 일본전에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려놓고 죄 짓는 심정으로 관전했다"는 유 총재는 "5만이 넘는 일본 관중 앞에 스무살짜리 선수가 서 있다는 생각에 머리 속의 전율을 누르지 못했다"고 말해 시급한 한국야구의 인프라를 걱정했다. 이에 대해 유 총재는 "돔구장 시설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선수가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뼈저린 마음을 가지고 샌디에이고, LA로 동행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작전 능력은 세계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총재는 "시설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일본은 돔구장이 6개, 미국은 8개가 있는 것으로 안다. 또 일본은 고교팀이 4000개가 되고 한국은 5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 야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그들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 훌륭한 지도자와 정신력이 출중한 선수가 많기 때문이었다"고 해석한 뒤 "다만 선수층이 두텁지 못해 아쉽다. 시설 많고 야구 즐기는 사람 볼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이 필요하다. 지방도 그런 상황이 안된다. 안전까지 문제되는 상황이다. 시설 및 기반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국내야구 인프라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유 총재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서 일본과 피 말리는 연장승부 끝에 패했지만 우승보다 값진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25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영구 총재와 구단 사장단이 밝은 표정으로 선수단을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인천공항=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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