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만루 홈런이 페넌트레이스 때 나왔어야 하는데요(웃음)". 새로운 이름으로 2009시즌을 맞은 프로 3년 차 외야수 손아섭(21. 롯데 자이언츠)이 팀의 주축 선수로 우뚝 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손광민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한 지난 시즌 80경기서 3할3리 3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손아섭은 새 이름과 과거 염종석(36. 코치 연수 중)의 등번호였던 68번을 새 번호로 얻은 만큼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각오를 분명하게 했다. 25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서도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재차 페이스를 끌어올린 그는 보여지는 기록보다 경기서의 모습이 더욱 재미있는 선수다. 타석에 들어서서 배트를 굉장히 짧게 잡는, 전형적인 단타자의 모습이지만 빠른 배트 스피드와 파워는 타구 비거리를 높이고 있다. 2009 시범경기서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24일 현재) 1홈런 8타점에 5할6푼5리의 장타율을 기록 중인 손아섭은 지난 7일 김해 상동 구장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서 1회 선제 결승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비록 시범경기였으나 상대 선발 이범준(20)의 공을 놓치지 않고 득달같이 때려낸 순발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운이 좋았어요"라며 입을 연 손아섭은 "이게 페넌트레이스 때 나왔어야 하는 데 말입니다"라며 시범경기 홈런포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배트 손잡이 부분에 걸친 끈에 손을 맞추고 힘을 불어넣는 그의 모습은 2009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다져놓은 그의 각오를 알 수 있게 했다. 새 시즌을 맞는 각오에 대해 묻자 손아섭은 "지난 시즌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 였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가능성을 뛰어넘어 팀의 진정한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마치고 돌아온 카림 가르시아(34)의 합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으로 이적해 온 홍성흔(32)의 영입으로 외야-지명타자 보직이 더욱 탄탄해진 가운데 지난 시즌보다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 꼭 살아남겠다는 그의 눈빛에서 달라진 마음 가짐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성실한 훈련 자세를 기본으로 나이 답지 않은 대범함과 야구 센스를 보여주며 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손아섭. 2009시즌 새로운 각오로 문을 열어 젖히고 있는 그가 팬들 앞에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