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 "2009시즌, 정말 달라져야 하는 해"
OSEN 기자
발행 2009.03.26 09: 12

"왜 잡아 놓고 치지 못하는 거야. 그냥 '캠프 사나이'에 그치면 안되잖아". 한국 야구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준우승 위업을 달성했던 지난 24일. 경기 후 선수단의 훈련을 지켜보던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의 눈은 토스 배팅에 열중하고 있는 한 우타자를 향해 집중되어 있었다. 주인공은 4년 차 외야수 민병헌(22). 쌀쌀한 날씨로 자그마한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와중에도 김 감독은 민병헌의 타격을 주시한 뒤 직접 배트를 잡고 시범을 보이며 공을 따라가지 않고 타격폼을 그대로 가져가 내려찍는 스윙을 지시했다. WBC서 동기생 김현수(21)가 보여줬던 타격처럼 민병헌도 자기 공에 주저없이 배트를 휘두르길 바라는 김 감독의 마음이 전해져 왔다. "아오키 노리치카(27. 야쿠르트)도 그렇고 (김)현수처럼 궤적을 잡아놓고 때려야지. 왼 팔꿈치를 붙이고 스탠스도 그대로 가져가면서. 공을 어퍼 스윙으로 올리지 말고 라인 드라이브 성으로 뻗게 하란 말이야. 야수 정면으로 가면 아웃이지만 수비수가 못 잡으면 100% 안타가 되는 거 잖아" 빨개진 얼굴로 크게 숨을 내쉬며 김 감독이 이야기를 경청한 민병헌은 신음소리를 내면서도 타격에 열중했다. 김 감독의 지도를 받고 그물망을 향해 빠르게 날아간 그의 타구는 어느 때보다 힘있게 날아갔다. 지난 시즌 타격 부진에 주루 도중 오른손이 골절되는 등 여러 악재 속에 홈런, 타점 없이 1할9푼4리(93타수 18안타)에 그쳤던 민병헌이었기에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둔 현재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깁스를 풀자 마자 거의 매일 잠실 구장을 오가며 훈련에 전념하는 등 마무리 훈련, 전지 훈련서 성실한 자세를 보여준 민병헌은 "김독님께서 아오키보다는 현수와 비슷한 타격을 하라고 주문하셨다. 지난해 말부터 익혀 온 내려찍는 스윙도 어느 정도 익숙한 상태다"라며 현재 자신의 타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뒤이어 그는 "지난해 부진했던 만큼 반드시 좋은 활약을 보여야 하는 시즌이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며 소박하고도 진중한 각오를 밝혔다. 연차가 쌓인 만큼 민병헌은 더욱 어른스러워진 모습으로 2009시즌을 겨냥하고 있었다. 민병헌의 전지훈련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 본 두산의 한 구단 관계자는 "수비력이나 송구, 컨택 능력 면에서 우익수 경쟁자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주전 자리에 가장 가까이 근접했던 선수가 바로 민병헌"이라고 귀띔했다. 2년 전 확고부동한 주전 우익수에서 또다시 경쟁을 치르는 입장이 된 그가 그동안의 노력을 성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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