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올림픽 규정 변경 반대는 '파워 게임?'
OSEN 기자
발행 2009.03.26 11: 51

'정몽준 vs 제프 블래터+모하메드 빈 함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주장하는 올림픽 축구 연령대 제한 강화와 와일드카드 폐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몽준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집행위원회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정몽준 회장은 블래터 FIFA 회장을 주축으로 열린 대륙연맹회장 회의가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출전 제한을 21세로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와일드카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정몽준 회장은 이 결정이 FIFA 올림픽조직위원회를 거치지 않아 절차상의 오류를 범했다는 사실과 올림픽에서 철수할 것이 아니라면 그런 방침을 정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07년부터 FIFA 올림픽조직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준 회장이 내놓을 수 있는 이야기다. 정몽준 회장은 아시아가 올림픽에 가지는 애착을 이야기하면서 올림픽 축구의 중요성을 수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정몽준 회장이 블래터 FIFA 회장의 주장에 반대하는 것에는 다른 배경도 있다는 분석이다. 바로 2011년 실시되는 차기 FIFA 회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파워 게임이다. 정몽준 회장은 강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면서 블래터 FIFA 회장 및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과 대결 구도를 벌이고 있다. 최근 함맘 AFC 회장이 조중연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을 비롯해 정몽준 회장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터트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함맘 AFC 회장은 지난 25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항해 FIFA 집행위원 선거에 셰이크 살만 바레인축구협회장이 출마하는 것은 'FIFA 회장을 노리는 정몽준 회장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정몽준 회장 또한 함맘 AFC 회장의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국제축구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해 FIFA 회장 출마 가능성의 길을 열어둔 정몽준 회장은 "유럽의 어느 신문은 함맘 AFC 회장을 묘사하면서 비틀거리면서 무조건 돌진하는 권투 선수 같다는 표현을 했다. 함맘 AFC 회장이 FIFA 회장직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왜 자신의 출신 지역인 걸프 지역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고 말해 FIFA 회장선거를 놓고 함맘 AFC 회장과 벌이는 대결 구도를 확인시켰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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