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임)창용아, 고개 숙이지 마라"
OSEN 기자
발행 2009.03.27 10: 33

"임창용 없는 대표팀부터 생각해보라". SK 김성근(67)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마무리 임창용(33, 야쿠르트 스월로스)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27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임창용을 둘러싼 '정면승부 논란'에 대해 "임창용의 마지막 투구는 여러 팀 소속 선수들이 한데 모인 대표팀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 중의 하나일 뿐"이라며 "오히려 임창용이 대표팀에 참가해 준 것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인미스'로 결론이 난 상황에서 다시 이야기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또 특히 김 감독은 "임창용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대표팀에 와 줬다"며 "이런 식이라면 어떤 해외파 선수가 대표팀에 오고 싶어하겠는가"라며 "잘했다고 격려는 못해줄 망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임창용은 지난 24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3-3으로 팽팽하던 10회 2사 2, 3루에서 스즈키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맞았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벤치에서는 분명히 걸리라는 사인이 나갔는데 왜 승부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이에 임창용은 "사인을 보지 못했다"고 말해 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이 귀국 인터뷰에서 "우승을 못해 분하고 아쉬워 한잠도 못잤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나타낸데 이어 삼성 선동렬 감독과 김응룡 사장도 임창용의 투구에 대해 각각 "이해할 수 없다", "일부러 정면승부를 했다"고 말함에 따라 논란이 가중됐다. 귀국 기자회견 내내 고개를 떨구고 있던 임창용은 "결승전이 아쉽다"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오면 정말 열심히 해서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경기는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임창용은 분명 대표팀 마무리답게 잘 던져줬다. 그 한 장면 때문에 임창용을 비난하는 것은 합당하지 못하다. 지나간 일을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창용 없는 대표팀을 그려보라"고 말한 김성근 감독은 "임창용은 대회 직전 시범경기서 팔꿈치를 타구에 맞았다. 선수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 대표팀에 달려와줬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고마운 선수"라고 옹호했다. 이어 김 감독은 "임창용은 소속팀에서 계속 1이닝만 던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2이닝을 던져 스스로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야구인으로서 오히려 고맙게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임창용이 없었다면 한국이 지금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끝으로 임창용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봤다면서 "임창용에게 '고개 숙이지 말라, 야구인들 중에는 임창용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전해달라"며 "다 잊고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잘 던져주길 바란다"고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다. letmeout@osen.co.kr 지난 25일 밤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 기자회견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임창용./인천공항=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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