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길이 셰익스피어의 ‘리어왕(King Lear)’을 ‘리어 리어 리어’라는 제목으로 내달 3일부터 12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은 선과 악, 대립 속에 인간 스스로 고찰해가는 관점에서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시기에 쓰여 졌다고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은 선과 악이 가장 뚜렷하게 구별된다. ‘리어 리어 리어’에는 모든 인간이 세 분류에 포함돼 있다. 선과 악, 그리고 이 대립 속에서 인생의 본질을 선택해야만 하는 인물 갈등이 드라마의 중심이 된다. 고령이 된 리어왕은 딸들에게 자신의 국토와 권력을 나눠준다. 영악한 큰 딸 거너릴과 둘째 딸 리어건의 거짓된 말에 속아 진실 된 막내 딸 코오딜리어를 내친다. 달콤한 거짓사랑으로 재산을 받아낸 거너릴과 리어건은 나약해지고 쓸모없어진 리어왕을 모욕한다. 연극은 등장인물의 갈등을 통해 선과 악의 대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악으로 행하는 자 거너릴과 선으로 행하는 자 에드거는 똑같이 친족을 살해했다. 이들의 비극에서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을까. 살인 앞에서 누구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누구의 행동은 타당하다 할 수 있을까. 리어왕이 진실과 거짓,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해 희생되는 인물이라면 거너릴과 리어건은 악의 인물, 코오딜리어는 선의 인물로 묘사됐다. 하지만 연극은 마지막까지 선과 악의 옳고 그름을 결론짓지 않는다. 선의 인간과 악의 인간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결론으로 무대의 막을 내린다. 연극은 선과 악을 구분지어 옳고 그름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직 삶을 살아가는 인간 스스로의 선택이며, 이것 또한 자연스런 인간의 숙명과 삶 자체임을 설명한다. 연극 ‘리어 리어 리어’는 극단길이 제작-기획을 맡고 김유신이 연출한다. 조기왕 허웅 박지혜 김선화 김동준 신동일 임명선 박혜빈 이기원 공희철 등이 출연한다. jin@osen.co.kr 연극 '리어 리어 리어'의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