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 영웅' 안치용, '치세'의 영웅이 될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9.03.29 07: 09

한때 그는 '성장이 멈춘 야구 천재'로 기억되었다. 그러나 2008시즌 그는 자신이 잡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의 주축 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안치용(30). 신일고 시절 1년 후배 봉중근(29), 김광삼(29)과 함께 외야를 책임졌던 그는 연세대 입학 이후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하며 "4번 타자로 입학해 8번 타자로 졸업했다"라는 악평까지 받았다. 2002년 LG 입단 이후에도 그는 한동안 주어진 기회를 살려내지 못하며 방출의 위기를 여러차례 맞이했다. 안치용 또한 "그 당시에는 내가 최고라는 자만에 빠졌던 것 같다. 자기 계발에 소홀했던 것이 그동안의 실적을 미약하게 만든 것 같다. 2군에 오랫동안 머무는 와중에도 그러한 감정에 젖어 있었던 것 같다"라며 허심탄회하게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전지훈련도 가지 못한 채 맞이했던 2008시즌은 달랐다. 입단 동기생 박용택(30)이 부상으로 주춤했던 틈을 타 기회를 잡은 안치용은 3할 대 중,후반의 타격을 과시하며 일약 팀의 중심 타자가 되었다. 1선발 박명환(32)의 부상 이탈, 계투진 붕괴, 박용택과 조인성(34) 등 타선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와중에도 안치용은 선발진의 쌍두마차 봉중근, 크리스 옥스프링(32)과 함께 LG의 '믿는 구석'이 되었다. 오랜만에 참여한 사이판-오키나와 전지훈련서부터 안치용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오키나와 연습 경기서 팀 내 타자 중 가장 많은 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과시한 그는 시범경기서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4할2푼9리(28타수 12안타, 28일 현재) 2홈런 13타점의 탁월한 성적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겪었던 '시범경기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안치용은 그에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시범경기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시기입니다. 물론 그 징크스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만 직구, 변화구 등 다른 구종에도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며 라인 드라이브 성 타구가 나온다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치용은 어렵게 만들어 낸 기회에 감사하며 성실한 훈련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현장의 높은 점수를 사고 있다. 지난해 LG의 한 구단 관계자는 "가장 일찍 야구장에 도착해 훈련을 시작하고 가장 늦게 구장을 떠나는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안치용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야구 인생의 끝에서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아낸 후 성실한 자세로 2009시즌을 바라보고 있는 안치용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는 '고교 야구 천재' 안치용이 지난해 풀타임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성적을 거두는 동시에 팀의 확고 부동한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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